이마트의 리얼한 마케팅 이야기(1)

2016/11/18

신입사원이 입사해서 무슨 일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보통 “기획업무를 하고 싶습니다”, “유통업은 MD죠. 바이어를 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 외에 많이 듣는 얘기가 “마케터가 되고 싶습니다” 라는 말입니다. “왜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라고 물어보면 여러 가지 얘기를 합니다. 광고에 뜻이 있다거나, 크리에이티브한 사고를 하기 위한 본인의 노력에 대해서 얘기하거나 아니면 해외의 다양한 마케팅 사례를 줄줄 읊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양상은 시간이 흐르면 달라집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신세계그룹의 경우 입사 후 1년 정도 후에 신입사원들이 함께 모여 워크숍을 합니다. 이때 1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처음 크리에이티브를 논하며 마케팅 업무에 지원했던 사람들이 다른 부서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 놓습니다. 알고보니 마케팅은 자기 적성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교과서에서 보는 마케팅과 회사 내에서의 마케팅업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또한, 제조업의 마케팅과 유통업의 마케팅은 어떻게 다를까요? 

거창한 전략, 팬시한 크리에이티브,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대한민국 1등 할인점 이마트의 마케팅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리얼하게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마케팅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미국 마케팅학회(America Marketing Association)에서 내린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면 고객 가치는 어떻게 창출하고, 의사소통을 어떻게 전달하며, 고객관계관리는 어떻게 관리할까요? 오늘은 ‘고객 가치’부터 얘기해보겠습니다. 다소 추상적인 ‘고객 가치’를 쉽게 이해하면 고객이 대가를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과 효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루트가 적고 공급이 수요에 비해 떨어지던 과거에는 고객 가치를 실현하기가 쉬웠습니다. 상품만 갔다 놓고 행사만 하면 고객들이 몰려들어 줄을 서서 구입을 했으니까요.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선배들은 세일 첫날 문이 열리기도 전에 모여드는 고객들을 줄 세우기만 해도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당시를 줄 세우기 선수로 추억하기도 합니다. 불편하고 힘들지만 필요한 상품을 싸게 샀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만족해서 갔으니 고객 가치가 아주 충만하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났습니다. 요즘은 눈만 돌리면 백화점, 대형마트, 드럭스토어, 편의점은 물론 모바일과 인터넷 쇼핑 등 상품과 유통회사가 넘쳐납니다. 고객은 더 이상 상품 구입만으로 고객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여기서 마케터의 고난은 시작됩니다. 과거에는 광고를 안 해도 잘 팔리던 상품이 이젠 죽어라 광고를 해도 잘 팔리지 않습니다.

대형마트의 주 광고 매체는 전단이었습니다. 아침신문과 함께 도착하는 전단 말이죠. 주부들은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 다음 어떤 상품이 싸게 나왔는지 확인하고, 쇼핑을 했습니다. 그만큼 바이어들은 전단 속에 자신의 상품을 크고 보기 좋게 실으려고 했습니다. 마케터들의 주 업무는 이러한 바이어들의 요청을 조정하는 것이었죠. 떨어지는 신문 구독율, 강화되는 아파트의 보안 등… 이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고객들은 대형마트에서 조금 싸게 물건을 판다고 더 이상 열광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마케터의 업무가 시작됩니다.

고객을 이끄는 광고, 새로운 매체를 찾기 위해 마케터는 늘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새로운 것! 이것이 바로 마케터의 고민입니다.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하루하루. 이러한 마케터들의 일상을 여러분에게 이야기해 나가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 담당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IDEA와 MONEY의 사이에서,
회사와 고객의 사이에서
항상 방황하는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