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리얼한 마케팅 이야기(7)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일, 재발견 프로젝트

2019/02/21

 

▍지역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브랜드로 ‘Made in Japan’

일본, 특히 도쿄는 가깝기도 하고 새로운 상품과 트렌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용이해 자주 방문합니다. 최근 도쿄의 쇼핑몰들을 방문해보면 ‘Made in Japan’, ‘Japan made’를 강조한 상품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작년 여름 도쿄를 방문했을때 ‘Nest Robe’라는 남성 편집숍을 들어가서 하얀 린넨 셔츠 하나가 마음에 들어 살펴보니 상당히 고가여서 구매를 망설였습니다. 그때 점원이 다가와서 셔츠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교토 산 마로 만든 셔츠라며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상품에 Japan made 로고를 붙이는 것을 넘어 숍 하나를 일본산 제품으로만 꾸민다던가 아니면 ‘도쿄 교통회관’처럼 일본 각 지역 현 들의 특산품만을 모아서 쇼핑몰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도쿄 kitte 쇼핑몰

도쿄 교통회관

 

▍시간이 증명해주는 의미있는 것들의 아름다움 ‘D&Department’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많은 분들도 알고 있는 일본의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가 운영하는 ‘D&Department’ 였습니다. ‘D&D’는 단순히 팬시하고 아름다운 것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Long life design’ 즉 시간이 증명해주는 오래 사용해온 의미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나가오카 겐메이는 제품을 수집하고 리디자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D&D travel magazine’을 만들어 일본의 각 지역을 직접 방문하여 사용해보고 먹어보고 체험해 본 것을 바탕으로 지역다움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하여 나가오카 겐메이의 저작과 인터뷰들을 수집하여 확인해보니,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도쿄에 지나치게 모든 것이 집중되고 지역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이 잊히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자 트래블 매거진 사업과 여행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지역 토산품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 이마트 ‘재발견 프로젝트’

재발견스토어 사진

나가오카 겐메이의 글을 읽고 저는 국내 여행을 다니며 보았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고 식사를 위해 찾은 어떤 항구의 토산품점은 베트남산, 중국산, 페루산 건어물들이 상당수였으며 강원도산 상품들은 보면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상품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때 저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질 좋은 지역 토산품들이 제값을 인정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상품화가 필요하고 바로 그것이 이마트가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가치를 다시 발견한다는 의미에서 ‘재발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를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 ‘재발견 프로젝트’ 상품화 과정 >

 

1. 각 지역, 도별로 지역의 주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질 좋은 식품을 선별한다.

2. 각 지역의 특징은 살리되 ‘재발견 프로젝트’라는 공통 아이덴티티 하에 상품 디자인을 다시 한다.

   – 상품 패키지는 이마트 마케팅담당의 디자인팀 주관으로 하며 비용은 이마트에서 부담한다.

   – 상품의 용기를 변경할 경우 금형 비용 때문에 중소기업인 협력사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용기는 변경하지 않는다.

3. 상품을 구입하는 공간도 중요하므로 이마트 내에 ‘재발견 프로젝트 스토어’를 만들고 이 비용은 이마트가 주로 부담하되, 지역 상품을 활성화한다는 취지 하에 각 지역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다.

 

이렇게 해서 재발견 프로젝트의 첫 스타트를 강원도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주요 상품 패키지

실제 프로젝트의 성과는 결국 매출로 판단해야 합니다. 비용을 더 투입한 만큼 더 많은 고객이 구입하고 만족한다면, 지역 토산품을 납품한 회사도 성장하고 저희도 보람이 있으니까요. 다행히 재발견 프로젝트 이전 대비 28% 매출이 신장하였습니다.

 

춘천점 재발견프로젝트 스토어 매출 그래프

물론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었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 기존 지역 토산품들이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작은 상품의 경우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볼륨이 큰 상품(황태, 다시마, 미역류 등)은 미니멀 한 디자인 컨셉으로 큰 포장재를 만들다 보니 밸런스가 맞지 않아 지나치게 단순해 보이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강원도를 거쳐 제주도까지 입성한 이마트 ‘재발견 프로젝트’

따라서 두 번째 프로젝트 제주도에서는 아래와 같이 상품 디자인을 보완하였습니다. 재발견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되 상단에 지역의 특징을 디자인화하여 반영하였고, 폰트 등 세세한 부분도 더 손을 보았습니다.

제주 주요상품 패키지

강원도와 제주도에 그치지 않고 각 지역별로 어느 정도 라인업이 형성되고 고객의 반응이 좋으면 수도권 대형점포 중심으로 확대해 갈 예정입니다. 또한 재발견 프로젝트는 단순히 지역 상품을 리디자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각 지역별 전통음식 중 잊혀 가고 있는 음식들을 복원하고 유지하는 것을 후원하고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가정간편식으로 개발하는 것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어느 순간 우리는 글로벌 트렌드에 더 관심을 두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해외 브랜드들에 더 열광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무조건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자국 우월주의에 빠져서는 안되겠지만,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식품들의 가치를 바로 보고 알리는 것은 우리 세대뿐 아니라 이후 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이야기하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 식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사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한식의 세계화를 이룰 수 있겠어요.

재발견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모든 특산품의 가치를 다시 발견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 담당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IDEA와 MONEY의 사이에서,

회사와 고객의 사이에서

항상 방황하는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