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현장] 신강의 미학, 명품 쇼핑에 예술을 입히다

국내 1위 백화점 신강이 미술관을 품었다.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 3층 명품 매장을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등 120점의 예술작품으로 채우며 ‘아트 스페이스’라는 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아트 스페이스는 거대한 갤러리다. 예술작품을 백화점에서 직접 판매까지 하는 것은 국내 최초이다. 이번 강남점 리뉴얼은 2016년 강남점 신관을 증축한 이후 4년 만이다.

‘아트 스페이스’라는 새 이름을 갖게된 3층 명품 매장은, 이제 명품뿐 아니라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예술작품까지 판매한다. 상주하는 아트 딜러는 고객에게 예술작품의 소개와 구매까지 돕는다.

지난달 31일, 명품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아트 스페이스를 찾았다. 신세계백화점이 제시한 명품 매장의 미래와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새로운 경험은 무엇일지 직접 확인해봤다.

 

쇼핑 경험과 미술 투어의 색다른 병치 ‘아트월’

강남점 3층에 들어서자 ‘분더샵 스테이지’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분더샵 스테이지는 패션 라이프 스타일을 한 번에 완성할 수 있는 ‘헤드투토(Head to Toe)’ 콘셉트의 공간이다. 모자, 신발, 액세서리, 의류까지 분더샵 내 모든 카테고리의 상품으로 구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럭셔리 편집 매장 ‘분더샵(BOONTHESHOP)’. 알렉산더 맥퀸, 마르니 등 각 장르별 최고의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해왔다.

스테이지의 첫 시작은 프랑스 럭셔리 모자 브랜드‘메종미쉘(Maison Michel)’이 맡았다. 여름 시즌 모자와 펠트 햇, 헤어피스 등 다채로운 메종미쉘 컬렉션을 소개한다. 메종미쉘은 샤넬의 헤드피스 전체를 담당하는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이다. 분더샵 스테이지에서는 매월 다른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는 10월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부첼라티(Buccellati)’를 소개할 예정이다.

분더샵의 다양한 오브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프렌치 시크의 대표주자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이 등장한다. 이자벨 마랑은 이번 리뉴얼 콘셉트에 맞춰 독창적으로 매장 디자인을 변경했다. 가방과 구두를 마치 갤러리의 오브제처럼 진열했다.
류재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해외패션 팀장은 “현재 신관 3층에는 31개의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가 입점했다. 많은 브랜드가 신세계백화점의 새로운 콘셉트를 환영했다. 나아가 이번 아트 스페이스 콘셉트를 재해석해 매장 안 집기들을 새롭게 제작한 브랜드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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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 매장 사이 사이에 아트월을 세웠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에서 만날 수 있는 아트월은 총 17개다. 예술작품이 가진 아우라를 지키되, 주변 브랜드와 잘 융합하도록 구성했다. 예컨대,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과 ‘마르니(Marni)’의 상이한 콘셉트를 고려해, 아트월 또한 적합한 콘셉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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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아트월마다 개성이 넘칠 수밖에 없다. 때로는 정겹고 아련한 흑백사진이, 때로는 화려한 색감의 유화가 등장한다. 주변 디자이너 브랜드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시각적 호사’에 가깝다. 현대미술, 고미술, 회화, 공예, 오브제 등이 자연스럽게 섞여 아트월 하나 하나를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놓치면 안 되는 아트월 포인트, 김환기 ‘메아리’

수화 김환기의 ‘메아리’ 앞에서 한 고객이 아트딜러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아트 스페이스에서 거장 김환기의 ‘메아리’는 필수 관람 포인트다. 수화 김환기(1913-1974)는 우리나라 현대미술사에서 ‘위대한 예술가’라는 수식어가 붙는 거장이다. ‘메아리’는 김환기가 뉴욕에 살던 시기에 완성된 작품이다.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화법의 조형 언어를 드러낸 작품으로, 추정 가는 최소 30억원 이상이다.

 

유럽 아트 컬렉터의 맨션을 재현한 ‘라운지’

아트 스페이스에서 고객은 곧 관람객이다. 예술 작품이 둘러싼 공간을 거닐면, 의류와 예술품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아트월들을 지나자 안락한 라운지가 반긴다.

미드 센추리 풍의 탄탄하고 안락한 소파가 있는 라운지는 아트 스페이스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다. 아트 컬렉터의 맨션을 연상시키는 이 공간에서도 예술작품은 이어진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3층에는 총 5곳의 라운지가 있다. 라운지 내의 작품도 물론 구매가 가능하다.

 

시공을 초월한 진기한 미감 ‘분더캄머’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상을 그린 차규선의 ‘화원’. 가격은 4,000만 원.

분더캄머(Wunderkammer)는 독일어로 ‘놀라운 것들의 방’이다. 신관과 구관을 잇는 연결통로에 분청회화 작가 차규선의 <화원> 옆에 위치했다. 분더캄머는 광물 원석부터 프랑스 루브르와 오르세 미술관의 소장품을 정교하게 재현한 아트상품을 선보인다.

분더캄머에서는 광물 원석과 루브르-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을 재현한 아트상품을 볼 수 있다.

분더캄머는 ‘뒤홀(Deyrolle)’의 광물 원석과 ‘RMN(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의 오브제가 대표적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는 뒤홀, 전통적인 장인의 제작방식을 재현한 RMN이 차규선의 화원과 조화되는 모습이 장관이다. 시선을 어느 곳에 돌려도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것이 아트 스페이스의 특징이다.

수천 개의 크리스털을 수놓은 사슴 조각상. 마크 스완슨의 작품으로 가격은 2억 원.

신관과 구관의 연결통로에는 아트 딜러가 상주하며 깊이 있는 안내와 구매를 돕는다. 아트 딜러의 말에 따르면, 현재 최고가는 마크 스완슨의 ‘Untitled(Staning Deer)’로 2억 원이다. 하지만 수억 원대의 고가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30만 원 이내의 작품도 많다. 아트 스페이스는 끊임없이 새로운 작가, 새로운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INTERVIEW 01
오명란 큐레이터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신세계백화점 미술관팀 큐레이터이다. 신세계갤러리는 1966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상설전시장으로 개관하여 본격적인 미술전문 공간으로서 역할을 했다. 역사가 굉장히 깊다. 신세계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예술작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근대적 개념의 ‘화랑(畵廊, gallery) 이라는 단어도 신세계백화점이 최초로 사용했다. 큐레이터로서 신세계백화점 미술관팀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Q. 아트 스페이스에서 가장 주력한 부분이 있다면.
패션과 미술의 크로스오버에 초점을 두었다. 공감각적으로 패션과 미술을 융합하여 쇼핑공간을 새롭게 했다. 작품은 회화, 사진, 조각, 공예, 고미술, 오브제 등 다양하다.

주제도 작가도 모두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주거 환경에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감상을 넘어 ‘소장’할 수 있는 작품에 초점을 뒀다. 공간의 품격을 올리는 데 예술작품보다 좋은 것은 없다.
실제로, 예술작품을 구매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리뉴얼 오픈하고 일주일 가량 지났는데 10여 점의 예술작품이 판매됐고 문의도 꾸준하다.

Q. 추천하는 아트 스페이스 관람 동선이 있는가.
통로 동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감상하면 된다. 매장과 매장 사이에 위치한 아트월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현재는 작품 옆에 간단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는데, 추후 이를 넘어 작가와 작품의 스토리를 추가할 예정이다. 좀 더 깊이 있는 안내를 원할 경우 신관과 구관을 잇는 연결통로에 상주하는 아트 딜러에게 안내를 요청하면 된다. 

Q. 본인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SNS에 익숙한 현대인의 삶을 반영한, 사진작가 KDK의 ‘원 픽셀 스틸 라이프(One pixel still life)’다. 작품을 감상하고 소유하는 방법이 재미있다.

오명란 큐레이터가 사진작가 KDK(본명 김도균)의 '원 픽셀 스틸 라이프(One Pixel Still Life)'앞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가격은 50만 원.

오명란 큐레이터가 사진작가 KDK(본명 김도균)의 ‘원 픽셀 스틸 라이프(One Pixel Still Life)’ 앞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가격은 50만 원.

작가는 매일 일기를 쓰듯 사물을 촬영하고, 그 사물이 가진 색을 하나의 픽셀로 기록했다. 우리는 작가가 기록한 색만 감상할 수 있다. 어떤 사물을 찍었는지, 무엇을 기록했는지 궁금하다면 원하는 색을 구입하면 된다. 색을 소유하는 자만이 무엇을 기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INTERVIEW 02
류재철 해외패션 팀장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해외패션팀장을 맡고 있다. 현재 아트 스페이스 콘셉트로 본관 3층 리뉴얼을 마쳤다. 이번 리뉴얼 오픈 이후, 코로나19와 거리두기 2단계에도 불구하고, 강남점 명품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큰 폭의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Q.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고객이 편하게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갤러리에서 공용 라운지까지, 3층을 방문했을 때 쇼핑에 대한 만족을 넘길 바랐다. 머무는 공간을 차별화하고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다. 고객분들의 반응도 좋다. ‘고급스러워졌다’는 반응이 가장 많다. 향후에도 명품을 찾는 고객과 예술 작품과의 콜라보가 기대된다.

Q. 예술작품 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매장만의 장점이 있다면
우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가장 많은 럭셔리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신관과 구관 3, 4층에서 130개의 해외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를 즐길 수 있다. 또 해외 브랜드들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신상품 반응도를 보는 전초기지로 활용한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주력 신상품이나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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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에는 국내 최초로 보테가베네타 의류 전문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며, 로에베, 알렉산더 맥퀸 단독 매장도 신규로 입점한다. 해외 패션 최첨단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접하고 싶다면 신세계백화점이 제격이다.

Q.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미래가 궁금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과 2층도 새단장을 앞두고 있다. 콘셉트를 확정하면 3층 이상으로 새롭게 변신할 예정이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국내 최초로 백화점에서 예술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트 스페이스’.
신세계그룹에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국내 최초의 백화점, 국내 최초의 할인점, 국내 최초의 복합쇼핑몰. 신세계그룹은 쇼핑을 넘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하며 ‘최초’를 선점해왔다.
2020년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신세계백화점이 예술작품을 통해 고객과 새로운 교감을 시도한다. 해외명품과 예술의 화려한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낳을지, 온라인 퍼스트 시대에 오프라인만의 가치가 기대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