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도 어느새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이맘때면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한 해의 마지막을 함께할 와인을 묻고 돌아가는데요. 올해 특히 자주 권한 이름이 있다면, 바로 ‘프레스코발디(Frescobaldi)’입니다.
지난 9월 초, 좋은 기회로 프레스코발디가 소유한 와이너리를 직접 둘러볼 수 있었는데요. 그날의 추억이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남아 있답니다.

(왼쪽부터) 레오니아 셀러, 까스텔 지오콘도 셀러, 페라노 셀러
프레스코발디가 자리한 피렌체의 골목을 걷다 보면, 공기 속에 남은 역사의 결이 느껴집니다. 이 가문은 700년 넘게 와인을 만들어온 토스카나의 명문으로,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금융·정치·예술을 함께 움직였던 가문이었다고 해요.
프레스코발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오래된 와이너리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예술가와 왕실, 학자들과 교류하며 도시의 미감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온 존재였기 때문이지요.

(좌) 두오모 성당 (우)두오모 성당에 설치된 프레스코발디 현판
피렌체의 상징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두오모 역시 이 도시의 신앙과 예술, 경제가 응축된 결과물인데요. 그 완성 과정에는 메디치 가문과 더불어 프레스코발디 가문의 지원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작업 중 휴식 시간에 프레스코발디의 와인을 즐겼다는 일화, 작품과 와인을 교환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이 가문의 와인은 영국 왕실과 유럽 귀족, 교황청의 테이블에 올랐다고 하지요.
연말의 식탁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분위기와 이야기가 어우러질 때 같아요. 긴 역사를 품은 프레스코발디 한 잔은, 그 자리에 자연스럽게 깊이를 더해 줍니다. 미켈란젤로의 흔적, 피렌체의 시간, 두오모의 신앙, 그리고 왕실의 품격이 한 테이블 위에서 겹쳐지지요.
이 유산을 온전히 전해 드리고 싶어 이번 테이스팅은 비교적 큰 규모로 준비했어요. 두 차례로 진행된 테이스팅에는 총 12명이 참여했고, 미수입 스파클링 1종을 포함해 총 10종의 프레스코발디 와인을 시음했습니다.

레오니아 스푸만테 비앙코 DOC 메토도 클라시코 2022
(Leonia Spumante Bianco DOC Metodo Classico 2022)
샴페인 방식으로 완성한 토스카나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프레스코발디를 방문하며 특히 인상깊게 다가온 와인으로, 시음 현장에서도 “왜 아직 수입되지 않았을까”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잔잔한 스파클링과 함께 화사한 과실 향, 은은한 꽃 향이 어우러지고, 경쾌한 산도와 미네랄감이 균형 있게 느껴진다는 평이었습니다. 연말 모임의 시작을 알리는 한 잔으로, 우아한 분위기와 긴 여운을 남겨주는 와인입니다.

레몰레 비앙코 2023
(Rèmole, Bianco 2023)
레몰레 로쏘 2022
(Rèmole, Rosso 2022)
토스카나의 일상과 햇살을 담은 화이트와 레드 와인입니다. 흔히 말하는 ‘데일리 와인’의 정답에 가까운 와인이 아닐까 싶어요. 부담 없이 즐기기 좋으면서도 프레스코발디 특유의 균형감과 깔끔함이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참여자 중 한 분은 “친구들과 수다를 나누며 편하게 마시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고 이야기해 주셨고, 샐러드와 파스타에는 화이트를, 고기 요리에는 레드를 곁들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소소한 홈파티에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포미노 비앙코 DOC 2023
(Pomino Bianco DOC 2023)
베네피치오 포미노 비앙코 리제르바 DOC 2023
(Benefizio Pomino Bianco Riserva DOC 2023)
이번 투어에서 제가 특히 인상 깊게 느낀 와이너리는 ‘포미노’였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포미노 DOC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 대신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같은 국제 품종을 중심으로 와인을 만드는 산지인데요. 이러한 특징 덕분에 카스텔로 포미노(Castello Pomino)에서는 스틸 와인과 스파클링은 물론, 빈 산토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포미노 비앙코’는 샤르도네와 피노 비앙코의 균형을 뽐내며 신선한 인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함께 시음한 ‘베네피치오’는 이탈리아 최초의 프렌치 오크 숙성 샤르도네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와인으로, 풍부하면서도 우아한 아로마와 매력적인 오크 풍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벼운 샐러드에는 비앙코를, 메인 요리에는 베네피치오를 곁들여도 충분하겠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테누타 카스틸리오니 끼안티 DOCG 2023
(Tenuta Castiglioni, Chianti DOCG 2023)
테누타 페라노 끼안티 클라시코 DOCG 2022
(Tenuta Perano, Chianti Classico DOCG 2022)
‘끼안티’와 ‘끼안티 클라시코’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준비한 테이스팅입니다. 두 와인 모두 각자의 매력을 지니면서도, 이탈리아 와인의 클래식한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시음 직후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 와인들은 굉장히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좋으면서, 특별히 다른 아로마가 느껴진다” 라는 반응이 나왔는데요. 일반적으로 프랑스 품종을 많이 접하는 일반인 분들께 이태리와인의 매력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처음 접하는 분들께도 프레스코 발디의 세월이 깊이가 느껴지는 두 와인은 산지오베제 특유의 섬세한 산도와 구조감, 잘 익은 과실미의 조화, 끼안티와 끼안티 클라시코의 차이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다양한 육류 요리와 두루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캄포 알 사씨 로쏘 디 몬탈치노 DOCG 2022
(Campo Al Sassi Rosso di Montalcino DOCG 2022)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DOCG 2019
(Brunello di Montalcino DOCG 2019)
리페 알 콘벤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DOCG 2018
(Ripe al Convento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DOCG 2018)
‘카스텔 지오콘도’는 다른 말이 필요할까요? 브루넬로 철학의 정점에 있는 와인으로써, 시간이 쌓여가며 만들어낸 깊이와 레이어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와인앤모어에서도 매년 판매량 높은 순위에 항상 있는 와인이 바로 지오콘도의 BDM일 정도로 공인된 품질을 보여줍니다.
로쏘의 생동감, BDM의 정제된 향, 그리고 최고의 포도밭 ‘리페 알 콘벤토(Ripe al Convento)’에서 탄생한 리제르바의 깊이를 단계적으로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리제르바는 일부러 충분한 브리딩 해서 한번 서빙하고 남은 와인을 디캔터로 브리딩해 서빙하였는데요. 더욱 풍부하고 우아한 인상을 느꼈다는 평이었습니다. 와인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도, 이 리제르바의 깊이는 프레스코발디가 쌓아온 역사의 깊이를 같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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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모임은 한 해를 차분히 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자리입니다.
미켈란젤로가 사랑했던 향, 피렌체의 시간, 왕실과 귀족이 선택한 품격이 오늘 우리의 테이블로 이어질 때, 그 자리는 더욱 의미있는 순간으로 기억될 거예요.
프레스코발디의 와인과 함께 독자 여러분 모두 2025년의 끝자락을 근사하게 완성하시길 바라며, E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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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철 와인앤모어 삼성1호 점장
마시는 게 좋아 일하는
와인앤모어 점장이
쓰는 게 좋아져 시작한 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