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스마트팜 전진기지로 그로서리 혁신 2.0 (2)

2021/04/28

▶ 이마트, 스마트팜 기술로 자란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 출시
▶ 최적의 생육환경으로 최상의 신선도 유지
▶ 장마, 태풍 등의 영향 없애 365일 내내 안정적인 가격 형성

이마트 8개 점포와 이마트몰에서는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를 만나볼 수 있다. (성수점, 자양점, 용산점, 왕십리점, 죽전점, 월계점, 마포점, 역삼점)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는 일반 노지에서 자란 채소와 신선함과 청결함에서 다른 차원의 수준을 보인다. 스마트팜 방식을 사용해 완벽한 생육환경을 조성한 덕이다.

엔씽 스마트팜 현장 소개에 이어, 2편에서는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를 론칭한 주요 인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마트 채소팀
오현준 CP

Q. 담당 업무 소개를 부탁드린다.
A. 과일팀과 축산팀 등을 거쳐 현재는 채소팀에서 근무 중인 오현준 바이어다.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허브류 등 엽채소류들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Q. 최근 농산물 시세가 불안정했다. 이마트 바이어로서 ‘안정적인 시세’의 확보는 어떤 의미인가.
A. 몇 년 새 여름철 온도, 습도가 많이 오르고 비가 많이 내려 상품 수급의 난항을 겪었다. 작년엔 가격이 3배까지 오른 적도 있다. 농산물을 더 구할 수는 있었지만, 이마트의 기준에는 맞지 않았다. 가령, 로메인을 사러 이마트에 왔다가 돌아가는 고객이 생겼다.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만 했다.
안정적인 시세와 물량의 확보는 고객에 대한 신뢰다. 고객이 이마트에 왔을 때, ‘이마트다운 품질’의 로메인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언제든 이마트에 가면 채소가 있더라’라는 경험이 쌓이면, 고객에게 이마트 방문은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목표를 달성해준 것이 스마트팜이다.

Q.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A. 2020년 1월 처음 이곳을 찾았다. 프로젝트에 약 1년 정도 공을 들였다.
가장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은 ‘가격’이다. 스마트팜 시설을 보면 알겠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노지보다 많이 들어간다. ‘양 대비 가격’ 경쟁으로 가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

오현준 CP와 신명섭 그룹장이 상태에 대해 스마트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Q. 그렇다면, 가격 문제는 어떻게 극복했나.
A.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 가격은 약 10% 정도 비싸다. 그러나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 트렌드와 딱 맞아떨어졌다. 가족이 모여 채소를 쌓아두고 먹는 시대는 지났다. 냉장고로 들어간 채소는 금세 상하고 만다. 2천 원 주고 많은 양을 싸게 사도 1천 원 정도밖에 소비를 못 하는 셈이다. 반대로, 엔씽에서 나온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는 냉장고에서 2주를 버틴다.
가격도 대량 생산화를 통해 낮출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로서는 노지보다 고가일 수밖에 없지만, 혹서 및 혹한기에는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가 가격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다.

Q.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는 현재 4종이다. 이유는 무엇인가.
A. 바타비아는 크런치하고 크리스피한 식감이 잘 살아있고, 버터헤드는 아주 부드러운 식감을 준다. 바질은 요즘 페스토용으로 많이 소비되며, 로메인은 유럽형 레터스 중 가장 보편화된 채소다. 공통적으로, 스테디셀러가 되기에 모자람 없는 채소들이다. 또, 국내 재배가 쉽지 않은 채소들이라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우선 품목으로 선정했다.

Q. 소비자 반응, 매출은 어떤가.
A. 신선한 채소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면서 올해 1월 대비 3월 기준 월 매출액은 2배 이상 증가했다. 4월 들어서도 매출 호조세를 보이는 등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로 상품화 될 채소의 싹이 움트고 있다.

Q.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로 추가 출시하고 싶은 제품이 있는가.
A. 이 부분은 피코크 비밀연구소의 셰프들과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 불필요한 품목을 삭제하고, 타이바질이나 한련화 잎 등 추가할 채소를 기획하고 있다. 그 중에도 허브류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잘 알려지지 않은 허브류로 샐러드를 만들거나 SNS에 업로드 하는 트렌드를 겨냥했다.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 운영 점포 수도 8개에서 그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초기에 로메인은 한 작기에 1,900포기 정도 나왔지만 현재는 2,500개까지 수확한다. 평당 효율은 점차 개선 중이므로 확장 공급은 여름 중으로 가능할 것 같다.
(※작기: 파종에서 수확까지의 시기)

Q. 소속된 신선 1담당에서 전개하는 ‘팜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A. ‘팜 프로젝트’의 목표는 고객에게 최상의 농산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당도 높인 과일과 신선한 채소를 점포에 공급한다. 예를 들어 평균적인 사과의 당도가 14brix라고 하면, 15brix의 사과를 선별해낸다. 고객으로서는 이마트 사과 맛에 대한 신뢰가 생겨 재구매 및 재방문이 늘 수밖에 없다.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도 ‘팜 프로젝트’ 기준에 부합한다. 생산상의 신선함은 물론이고, 운송상의 이점도 있다. 일반 노지가 경매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점포에 도착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팜 상품은 바로 내일 점포에 도착한다.

Q. 마지막으로, 스마트팜을 ESG적으로 검토해봤을 때는 어떠한가.
A. 실내 및 시설 농업에서 전기 관련 부분이 큰 이슈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무엇이 더 환경적인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를 고려해보면 스마트팜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장거리 차량 운송과 중간거점에서의 냉장 작업들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비료 등 약품을 사용하여 토양을 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상대적으로 환경적이다.

          
엔씽
신명섭 농장 운영 그룹장

Q. 엔씽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엔씽은 농업과 식품의 밸류 체인을 혁신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스마트팜 회사다.
부서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경영관리를 하는 비즈니스 부서, 재무회계 부서, 콘텐츠를 만드는 스튜디오 부서, 마지막으로 현재의 기술을 분석하고 발전시키는 R&D 부서가 있다.

Q. 처음엔 작은 화분으로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의 큰 컨테이너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었나.
A. 창업 초기부터 화성에 농장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화분과 모듈화 농장은 이를 발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IoT 화분도 작은 농장의 개념으로 시작했다. IoT  화분에도 수위, 온도, 습도, 조도를 측정하는 기술이 모두 들어갔다. 당시의 도전과 실험이 현재의 모듈화 농장으로 발전한 셈이다.
다만, 농장은 농업이고 화분은 가드닝이다. 시장 자체가 다르다. IoT 화분의 시장 반응은 좋았지만 원가나 유지 관리 비용이 높아 대중화시키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기술력만큼은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기술력을 모듈화 농장으로 이전하였다.

엔씽의 하드웨어(좌)와 소프트웨어(우)기술 *출처: 엔씽 홈페이지

Q. 스마트팜 시장 확대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나오는 중이다. 다른 곳과는 선을 긋는 엔씽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A. 소프트웨어적으로나 하드웨어적으로 자체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의 대표 사례가 UAE에서 운영하는 농장이다. 현지 직원들은 재배와 수확만 관여하며, 운영과 관리 업무는 한국에서 엔씽 직원들이 처리하고 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자체 기술화할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엔씽의 모듈화 농장을 실현하려면 기존 방식(업체)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인력을 직접 채용하여 개발하게 되었다.
하드웨어의 핵심은 NFT(Nutrient Film Technique)다. 수경재배 방식의 하나로 한국에서는 박막 수경 방식(薄膜水耕方式)이라고도 한다. 엔씽에서는 이 방식을 실내에서 키울 수 있도록 개선하여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Q. 소프트웨어의 자체 기술력이란 결국 최적의 데이터 값인데, 값은 어떻게 구했나.
A. 예컨대 A라는 작물의 최적 값을 구한다고 하자. 일반 농장은 수확기에 단 한 번만 테스트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같은 품종을 10개의 다른 환경 조건에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동일 기간 내 10개의 데이터를 얻어낼 수가 있고, 크로스 체크를 통해 최적 값을 찾을 수 있다. 실험은 모두 동일한 규격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오차 범위도 낮다. 여기서 수집하는 데이터의 종류란 산소의 농도, 이산화탄소의 농도, 대기 중의 습도, 조도 등을 말한다.

Q.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환경 조건을 철저하게 통제한다고 들었다. 대체 어느 정도인가.
A. 농약을 쓰지 않고 있다. 철저하게 방역 관리를 하기 때문에 농약을 쓰는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주 영양분은 영양액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약품을 쓰지 않고 환경 조건을 개선해서 해결한다.
재배에서 출하까지 채소에 사람의 손이 단 한 번도 닿지 않는다. 운반 시에는 매번 새로 낀 라텍스 장갑을 사용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마저 방진복을 입고, 새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장화까지 신어야 한다.

오현준 CP와 신명섭 그룹장이 바타비아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Q. 이마트와의 협업은 어떤가. 에피소드도 함께 들려달라.
A. 간단하다. 이마트가 대한민국 1위 아닌가. 우리는 작물을 재배하는 기업이다. 우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하고 있지만, 필요 사항을 준수하고 적정 가격을 책정하여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방담 재질 포장이었다. 맨 처음엔 채소를 방담 재질에 포장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경험이 부족했기에 이마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목적지는 같지만 보고 있는 시야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마트는 이런 과정을 함께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파트너다.
(*방담 재질: 채소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포장 재질의 한 종류)

Q. 앞으로 보여줄 품목도 많을 것 같다. 출시 계획인 품목을 귀띔해준다면.
A. 타이바질을 계획하고 있다. 태국의 향신 채소 중 하나다. 올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출시 중인 채소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기 쉽지 않은 작물이다. 물론 국내에서 재배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엔씽의 기술을 통해 최상위 품질로 키워낼 생각이다.
본토의 모양과 크기를 살린 케일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케일은 평평한 모양이지만, 유럽의 케일은 모양이 울퉁불퉁하다. 엔씽에서는 이를 개발하고 유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믹스 채소도 계획 중이다. 여기서 믹스 채소라 함은 단순히 여러 채소를 묶어둔 것이 아니라, 궁합이 잘 맞는 채소를 결합해 한 뿌리에서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신명섭 그룹장이 데이터를 체크하고 있다.

Q. 엔씽의 ‘세상을 먹여 살리자’는 미션은 어떤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가.
A. 농업은 고되며 전문 지식이 필요한 일이다. 엔씽은 농부들의 노고가 충분히 인정받는 세상을 바란다. 그리고 ‘기술’이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 믿고 있다. 농업은 인류에게 있어 식량 안보나 자원의 측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래에도 먹거리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농업 혁신이 필요하다.
덧붙여, 현재 우리나라 농업인구는 감소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농업과 경쟁구도를 세우는 것은 엔씽의 비전과 상반된다. 엔씽은 이를 피하기 위해 배추나 상추의 재배를 피하고 있다.

Q. 스마트팜을 시작하고 싶은 농부는 최소 어느 정도의 투자비용과 면적이 필요한가.
A. 운영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면 노원구 청소년 직업체험센터에는 초소형 농장이 있다. 여기서 키우는 작물은 상품의 가치가 없다. 하지만 목적은 교육에 있기 때문에 농장의 운영은 적합하다. 또, 개인 레스토랑 사업자가 직접 키울 때도 적합하다. 공급처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처럼 대규모로 납품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른 문제가 된다. 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문제다.

일찍부터 스마트팜의 가능성을 포착했던 이마트가 노력의 결실을 수확했다.
‘뿌리가 살아있는 채소’는 현재 4종이지만 점차 농산물 코너에서 영역은 넓어질 예정이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우수한 기술과 품질 관리는 스마트팜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였다. 

앞으로 스마트팜이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룰지는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스마트팜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 매번 이마트의 농산물 코너를 둘러보자.
가장 ‘멀리 간’ 스마트팜의 기술도, 삶에 가장 ‘가까운’ 농산물도 오늘 당신의 집 근처 이마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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