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브리핑 🎤
가격 경쟁력을 넘어 맛의 기준까지 바꾸는 이마트의 새로운 시도. 씨를 없애 먹는 방식을 바꾼 파프리카, 10%를 버리고 품질을 택한 연어, 지역의 가치를 담은 로코노미까지. 올 상반기 출시된 상품을 통해, 이마트가 어떻게 ‘맛’을 설계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① 씨를 빼고, 먹는 경험을 바꾸다 ‘씨 없는 파프리카’
② 10% 손해를 감수하고 선택한 맛 ‘딥스킨 연어
③ 로컬의 이야기가 함께하는 맛 ‘피코크 로코노미’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가격표부터 확인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신선하면 충분하다고 여겨지던 순간도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한입 먹었을 때의 만족감, 손이 덜 가는 편의성, 그리고 취향까지. 좋은 상품의 기준은 한층 더 까다로워졌습니다.
이마트는 이 변화를 식문화의 흐름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은 놓치지 않으면서, 맛의 완성도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것. 두 가지를 동시에 잡는 상품 기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올 상반기 선보인 세 가지 상품에 담겼습니다. 씨 없는 파프리카, 딥스킨 연어, 피코크 로코노미 시리즈. 출발점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이마트가 ‘맛’을 직접 설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마트가 가진 유통의 힘은 ‘맛’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까요? 가성비를 넘어선 맛의 비결,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세 명의 바이어에게 직접 들어 보았습니다.
씨를 빼고, 먹는 경험을 바꾸다
‘씨 없는 파프리카’

이마트 그로서리 코너에 등장한 알록달록 앙증맞은 파프리카들. 얼핏 보기엔 평범한 미니 파프리카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가르면 반전이 펼쳐집니다. 바로 태생부터 씨가 없는 신품종, ‘씨 없는 파프리카’입니다. 이 상품이 밭에서 매대에 오르기까지,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요?
농산담당 채소CAT 강덕한 바이어는 이 상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신품종’이 아니라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읽었다고 말합니다.

“기존 파프리카는 씨를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손질 과정에서 약 10% 내외의 손실까지 발생했습니다. 씨 없는 파프리카는 이 불편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상품이었어요. 한입 사이즈라 별도의 손질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으니, 조리용 채소를 넘어 간식처럼 즐기는 새로운 파프리카로 확장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당도도 일반 파프리카 대비 2배 이상 높습니다. 채소라기보다 과일에 가까운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상품화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현재 국내 단 1개 농가에서만 생산되며, 주당 생산량은 약 1톤 수준. 매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내부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출시를 결정한 데에는 단계적 접근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었는데요.
“소량으로 시작해 고객 반응과 소비 데이터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재배 면적과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처음부터 전량 안정 공급을 전제하기보다, 차별화된 상품으로 먼저 고객의 선택을 받는 것이 우선이었어요.”

이마트는 농가와 역할을 나누는 방식으로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해당 농가는 약 4년 전부터 씨 없는 파프리카를 소량 시험 재배해온 파프리카 전문 농가인데요. 수확 후 원물을 이마트 후레쉬센터로 납품하면, 선별·포장·물류의 전 공정은 이마트가 담당합니다. 농가는 생산에 집중하고, 이마트는 상품화와 품질 관리를 맡는 구조입니다.
강덕한 바이어는 “고객이 매장에서 ‘싸서 사는 채소’가 아니라, ‘나의 생활 방식과 취향에 맞아서 선택하는 상품’을 발견하는 순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도 이마트는 국내외 종자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신품종 발굴을 지속하고, 소비 방식의 변화에 맞춘 새로운 상품들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10% 손해를 감수하고 선택한 맛
‘딥스킨 연어’

이마트 수산 코너의 오랜 베스트셀러, 연어. 깨끗하게 손질된 필렛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갈색빛을 띠는 혈합육(Brown Meat)이 제거되어 있고, 필렛 전체가 균일하게 영롱한 주황빛을 띠고 있죠. 이미 잘 팔리는 상품에서 굳이 수율을 줄이는 결정을 내린 데에는, 판매고에 안주하지 않는 바이어의 집념이 있었습니다.
축수산담당 생선회CAT 강순창 바이어는 고객의 후기를 분석하며 한 가지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가끔 비릿한 향이 날 때가 있다’, ‘어떤 부위는 까만 살이 있어 색감이 안 좋다’는 의견이 반복적으로 나왔습니다. 원인을 좁혀가다 보니, 혈합육이 맛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라는 결론에 이르렀죠.”
연어가 아주 신선할 때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변수가 생기면 혈합육이 특유의 맛과 식감을 흐트러뜨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혈합육 제거는 약 10%의 수율 손실을 의미합니다. 숫자만 보면 분명한 손해였죠. 하지만 강순창 바이어의 판단 기준은 달랐습니다.

“연어는 ‘한 번의 경험’이 다음 구매를 결정짓는 상품입니다. 횟감 연어에서 혈합육 제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까웠고, 판단의 기준은 하나였어요. ‘이 연어를 처음 먹는 고객이 다음에도 이마트 연어를 찾을까?’”
연어 시세 상승에 유류비 급등까지 원가 인상 요인이 겹쳤지만, 품질 기준을 낮추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단가에 따라 품질 기준을 바꾸기 시작하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훨씬 더 큰 비용이 든다”라는 바이어의 오랜 신념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죠.

결과는 시장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테스트 판매 이후 매출과 재구매 비중이 모두 상승한 것인데요. 강 바이어는 “온·오프라인 통틀어 이렇게까지 연어를 판매하는 리테일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비교해보시면 고객이 제일 잘 아실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딥스킨 연어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인사이트를 묻자 강 바이어는 이렇게 답합니다. “고객은 생각보다 훨씬 정확하게 맛의 차이를 느낀다.” 이마트는 이 기준을 다른 회 상품으로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로컬의 이야기가 함께하는 맛
‘피코크 로코노미’

맛과 가격을 넘어, 소비의 기준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지역 특산물은 단순한 원재료가 아니라, 맛과 신뢰를 함께 보증하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피코크가 선보이고 있는 로코노미 시리즈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그 식재료가 담고 있는 지역의 이야기와 정체성까지 함께 식탁에 올린다는 기획입니다. 단품 중심의 지역 원재료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지역과 식재료를 중심으로 시리즈화한 스토리형 상품 개발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델리·신선가공담당 피코크개발CAT 박선미 바이어는 로코노미 기획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최근 고객들은 ‘무엇을 먹느냐’를 넘어, 그 음식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까지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역성과 스토리를 결합한 상품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하나의 경험 콘텐츠로 이어지고 있어요. 피코크는 해당 식재료가 가장 맛있게 구현될 수 있는 메뉴와 스펙을 함께 설계해, 기존에는 없었던 간편식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첫 번째 시리즈는 경북 영덕군과의 MOU를 바탕으로 탄생한 ‘피코크X영덕 붉은대게’입니다. 쫀득한 게살전, 정통 푸팟퐁커리, 게딱지맛 볶음밥 등 6종으로 구성됐는데,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돌파했고, 영덕이 속한 대구경북보다 오히려 타 지역에서의 매출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역 특산물이 해당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미식 관심사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죠.

두 번째 시리즈는 경남 남해군과 손잡고 선보인 ‘피코크X남해 마늘’입니다. 마늘 듬뿍 닭볶음탕, 스윗 무화과 갈릭 피자, 마늘 족발 등 총 7종으로, 친숙한 식재료를 피코크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재해석했습니다.

피코크X남해 마늘 스윗 무화과 갈릭 피자
로코노미 상품이 고객에게 주는 경험도 일반 간편식과 다릅니다.
“고객은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평소 접하지 못한 새로운 메뉴를 집에서 경험하여 미식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지역 생산자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점에서 ‘좋은 소비에 참여한다’는 만족감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코크는 앞으로도 김제 쌀 등 다양한 지역 특산물로 시리즈를 확장하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유통 모델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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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씨를 없애 새로운 미식의 즐거움을 만들고, 품질을 위해 수율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한 끼에 담는 일. 그 과정에는 고객의 식탁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이마트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켜낸 기준이기도 하죠.
가성비를 넘어 맛으로도 다시 찾게 되는 이마트, 앞으로의 행보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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