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현장] 이마트 그로서리 경쟁력의 원천을 찾아서(下) 후레쉬센터&스마트팜 편

2024/04/30

▶ CA 저장 기법으로 제철 지난 농산물도 제철인 듯 신선하게
▶ 단순 저장고 역할 넘어 ‘숙성 고구마’, ‘다진마늘’ 등 자체 상품화 성공
▶ “장마, 태풍에도 공급 이상無” 스마트팜에서 만난 그로서리의 미래



이마트 바이어들이 발로 뛰어 공수한 제철 먹거리는, 사시사철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후레쉬센터’에서 저장 기간을 갖는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이마트는 독자적인 기술로 제철의 맛과 선도를 유지한다. 그리고 이를 공급이 부족해진 시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음으로써 물가 안정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바이어의 땀과 열정 그리고 후레쉬센터의 최첨단 기술이 만나 비로소 이마트 그로서리 경쟁력이 완성된다.

이번 편에서는 이마트 그로서리의 비밀병기 ‘후레쉬센터’를 찾아 신선도 100%의 비결을 확인해 봤다.

       

“제철 지나도 갓 수확한 듯한 신선함”
이마트 그로서리의 심장, ‘후레쉬센터’

sub (24)
sub (24)
sub (26)
sub (26)
previous arrow
next arrow

이마트에서는 그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먹거리를 사시사철 만날 수 있다. ‘제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맛’있고 ‘신선’하다.

맛과 신선도의 비결은 이마트의 비밀병기 ‘후레쉬센터’에 있다. 이마트가 2012년 1천억 원을 투자해 이천시에 조성한 대규모 농산물 가공센터로, 제철에 대량으로 매입한 농산물을 독자적인 저장 기술로 보관하는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4만6535㎡(약 4만 4,077평)로 축구장 6개 넓이의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이마트 과일 및 채소의 35%가 거쳐 가는 만큼 ‘이마트 그로서리의 심장’이라 불린다.

“이마트는 후레쉬센터를 통해 농산물 가격 거품의 주범이었던 유통 단계를 확 걷어 내었습니다. 간소화된 유통단계는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해 좀 더 저렴한 가격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죠. 또한, 제철 농산물의 출하 시기에 이를 대량으로 저장했다가, 이를 적기에 내놓음으로써, 일 년 내내 품질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로 농산물의 저장과 보관 기술이 중요해지며 후레쉬센터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sub (27)
sub (27)
sub (28)
sub (28)
sub (23)
sub (23)
previous arrow
next arrow

담당자를 따라 거대한 창고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 알싸한 마늘 향과 함께 한파에 버금가는 냉기가 흘러나왔다. 창고에는 지난해 5월 수확한 마늘 100여t이 빼곡하게 보관돼 있었다. 1년 가까이 저장한 마늘이지만, 단면을 잘라 보니 갓 수확한 듯 단단하고 싱싱하다.

이곳은 후레쉬센터의 핵심인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법이 적용된 저장고다. 낮은 온도에서 산소(2~3%)와 이산화탄소(0.5~1.2%)의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해 수확 시와 동일한 본래의 맛을 유지하는 저장 방식이다. 담당자는 “마늘을 처음 입고할 때는 0도로 시작해 싹이 올라오지 못하게 마늘의 상태를 보며 조금씩 온도를 낮춘다”라며 “이후 수시로 마늘 상태를 체크하며 조건을 수정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후레쉬센터에서는 마늘 외에도 사과, 배, 양파, 샤인머스캣 등을 CA 저장 기법으로 보관 중이다. 사과의 경우 이듬해 햇사과가 나올 때까지 최대 10개월간 보관한다. 샤인머스캣은 일반적으로 2~3개월만 보관할 수 있지만 CA 저장고에선 최대 4~5개월간 신선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CA 저장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농산물마다 특성이 제각각인 만큼 입고 상태 조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온도와 습도뿐 아니라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구성비까지 세밀하게 맞춰야 한다. 이 조건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물량을 모두 폐기할 수도 있다. 이마트 역시 숱한 시행착오 끝에 품목마다 최적의 조건을 찾아냈다.

제품 특성에 맞는 숙성 기술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그중 고구마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고구마는 후숙을 할수록 당도가 높아지는 작물로, 보통 10~11월에 수확해 후레쉬센터에서 7~8월까지 장기 저장한다. 갓 수확한 햇고구마는 90~100시간 고온 고습으로 생육과 재배 시 발생한 상처를 치료하는 ‘큐어링’ 과정을 먼저 거친다. 이후 저온 창고에 들어가 추가 후숙을 진행한다. 후숙 시 고구마가 자가 치료해 상처를 회복하며, 수분이 줄어들면서 전분이 당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후레쉬센터표 후숙 고구마는 제철에 먹는 것보다 더 달고 맛있는 고구마로 입소문을 타며 늘 높은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고구마 외에도 제품 특성에 따른 후숙 기술을 개발해 비시즌에도 제철에 먹는 듯한 신선한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저장 넘어 자체 상품 생산까지,
후레쉬센터의 맛있는 실험

후레쉬센터는 나아가 단순 저장고의 역할을 넘어 상품화까지 성공했다. 그중 ‘다진마늘’은 후레쉬센터가 탄생시킨 히트작 중 하나다. 저장에서 상품화까지 모두 센터에서 이뤄짐으로써,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한 게 최대 장점이다.

sub (37)
sub (37)
sub (30)
sub (30)
sub (34)
sub (34)
sub (32)
sub (32)
sub (33)
sub (33)
previous arrow
next arrow

작년 5월 수확한 마늘은 전처리 작업인 큐어링을 진행한 뒤 CA 저장고에서 1년가량 저장한다. 저장한 마늘은 열풍 건조를 7~8일 정도 진행한 뒤 탈피, 세척의 과정을 거쳐 ‘깐 마늘’로 만든다. 이후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 구역에서 증숙을 통해 자동포장기로 다진마늘을 생산하고 있다.

채소팀 조광현 바이어는 “후레쉬센터의 다진마늘은 입자가 보여서 요리를 해도 식감이 살아 있고, 대만종의 마늘로 풍미가 뛰어나 어느 요리에도 적합한 상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품화 과정에서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마늘을 장기 저장하는 과정에서 온도 설정값의 차이로 냉해 피해를 입거나 싹이 자라 원물을 모두 버린 적도 있다. 다진마늘이 녹색으로 변해 상품 가치가 떨어져 점포에 나간 상품을 모두 회수하기도 했다. 조 바이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유명 산지를 찾아가 비결을 전수 받기도 하고, 전문가 자문을 구해 상품화 노하우를 얻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준 팀장은 “다진마늘의 성공 사례를 통해 후레쉬센터가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또 하나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자체 생산 능력을 꾸준히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로서리의 미래를 만나는 곳, 스마트팜

후레쉬센터 바로 앞에는 이마트 그로서리의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해 있다. 기후위기 속 미래 식량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미래형 농장’, 스마트팜이다. 이마트는 기후와 계절에 상관없이 채소류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곳에서 스타트업 ‘앤씽’과 협업을 이어 가고 있다.

스마트팜은 기온, 습도, 공기 순환 등 실내 환경을 제어해 연중 균일한 품질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다.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아 태풍이나 장마로 작황이 부진하거나 겨울철 한파로 냉해 피해를 입어도 상품의 품질과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sub (15)
sub (15)
sub (16)
sub (16)
previous arrow
next arrow

또한, 흙을 사용하지 않는 ‘수경 재배’ 방식을 사용해 물 사용량도 노지 재배 방식보다 약 94% 적다. 살충제 등 해로운 물질도 쓰지 않아 환경오염도 최소화했다.

sub (11)
sub (11)
sub (12)
sub (12)
previous arrow
next arrow

현재 스마트팜에서는 로메인, 바타비아, 바질 등 9개 종류의 품종을 재배 중이다. 이곳에서 주로 취급하는 ‘유러피안 양상추류’는 폭염과 추위에 취약한 품종이지만, 이마트는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균일한 품질의 유러피안 양상추류를 사계절 내내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마트팜에서 생산되는 채소는 연간 100여 톤 규모로, 전량이 곧바로 후레쉬센터를 거쳐 이마트 점포로 보내진다. 이로써 이마트는 갓 수확한 채소를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e커머스를 필두로 한 유통 환경의 변화 바람이 거세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 ‘신선식품 전통 강자’ 이마트의 성장 키워드는 업의 본질인 ‘EDLP(Everyday Low Price)’, 좋은 상품을 싸게 파는 것이었다. 위기가 거론될수록 업의 본질에 집중한 결과, 올해 1분기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신선식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동기 대비 1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그로서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선라인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후레쉬센터 이준 팀장은 “농산 바이어들과 함께 시장 미운영 상품을 개발하고, 저비용 운영체계 구축으로 가격과 품질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하는 것 그리고 시즌을 넘나들 수 있는 저장 기술을 통해 ‘시즌리스’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는 미디어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콘텐츠 사용 시에는 신세계그룹 뉴스룸으로 출처 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