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살 수 없는 ‘한정판’ 술의 세계

2016/10/05

사람들의 입맛은 빠르게 변하고 매년 새로운 술들이 수백 가지씩 쏟아져 나옵니다. 저마다 독특한 맛과 향, 화려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무장하고 있죠. 내용물은 같은데 새로운 재미 요소를 주기 위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술 용기 디자인만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애주가들은 진정한 한정판 술을 알아보게 마련입니다. 지금 아니면 살 수 없는 ‘한정판’ 술을 소개합니다.

 

뱅 블랑 드 팔머 2014 (Vin Blanc de Palmer)

   

뱅 블랑 드 팔머 Vin Blanc de Palmer

보르도 오메독 마을의 그랑 크뤼 3등급 ‘샤또 팔머’에서 만드는 화이트 와인. 샤또 팔머의 화이트 와인은 21세기 초에 오너 일가의 프라이빗한 행사나 귀빈 접대용으로 소량 생산했던 와인입니다. 1930년대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 1990년에 한 프랑스 수집가의 집에서 발견되며 주목 받기 시작했죠. 그 화이트 와인을 재현해 2007년 첫 빈티지를 만들었으며, 매년 100케이스 이하로 극도로 한정된 수량으로만 만드는 특별한 와인입니다.

뮈스카텔, 소비뇽 그리, 로제(Loset) 세 가지 품종으로 만들며 샤또 팔머에서 생산되는 다른 와인들과 동일하게 숙성기간을 거칩니다. 17개월 동안 오크 배럴에서 숙성하며 그 중 20-25%는 매년 새 오크를 사용하며, 와인이 오크의 풍미에 압도되지 않도록 살짝 토스팅한 배럴만을 사용합니다.

 

샤또 디켐 1917 (Chateau d’Yquem)

샤또 디켐 1917 Chateau d’Yquem

샤또 디켐은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명품 디저트 와인으로 이름 나 있는데요.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단 한잔의 와인이 난다고 할 정도로 한정된 수량만을 생산하고 있으며 예전부터 유럽 각국의 왕실에 납품하는 등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최고의 디저트 와인으로 꼽힙니다. 와인은 모두 새 오크 배럴에서 길게 숙성하는데 이 기간 동안은 와인전문가들이나 평론가들에게조차 배럴 테이스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귀부 곰팡이를 입은 포도를 한 알 한 알 골라 만들어 당도가 매우 높고 이 때문에 숙성할 수 있는 기간이 그 어떤 와인보다 긴데요. 혹자는 ‘영원히’ 보관 가능한 와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백 년 가까이 된 이 와인은 딱 한 병만이 국내에 들어왔는데요. 바로 ‘와인앤모어’ 한남점에 들어와있답니다.

 

폰세카 빈티지 포트 1994 (Fonseca Vintage Port)

폰세카 빈티지 포트 1994 Fonseca Vintage Port

세계적인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100점 만점을 부여하며 1997년 100대 와인 중 1위에 꼽은 빈티지 포트 와인. 당시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은 “1977년 이후 폰세카 최고의 빈티지 포트 와인”이라 평하며 “100점 만점을 부여하기에 너무나 완벽하다”고 표현하였죠. 1993년에서 1994년으로 이어지는 겨울은 비가 많이 내렸고 이 때문에 도우로 지역 평균 생산량의 75% 가량까지 수확량이 떨어졌는데요.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포도 생육 기간의 기후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8월에 두 번, 9월 초에 네 번 적당한 시기에 비가 아주 조금 내렸고 향과 안토시아닌, 당도가 높은 포도를 수확했습니다.

카시스, 후추, 감초, 트러플 등 맛과 향의 레이어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매끄러운 감촉, 강렬하고 긴 여운을 가진 풀 바디 스타일. 국내에는 단 12병 수입됐습니다.

 

글렌 모레이 25년 포트 캐스크 (Glen Moray 25 Year Old Port Cask Finish)

글렌 모레이 25년 포트 캐스크 Glen Moray 25 Year Old Port Cask Finish

글렌 모레이는 스코틀랜드 북동쪽의 위스키 명산지 스페이사이드의 유서 깊은 증류소입니다. 25년 포트 캐스크는 1988년 포르투갈의 최고 포트 와인 생산자로부터 캐스크를 구매해 3400병 한정 수량으로 고유번호를 붙여 출시한 리미티드 에디션이죠. 포트 캐스크의 영향으로 깊이 있고 우아하며 유니크한 스타일의 위스키가 만들어졌습니다.

열대과일 향, 맥아, 누가의 달콤함과 토피, 생강, 감초, 민트 등 향긋하고 알싸한 향을 느낄 수 있는데요. 빈티지 타우니 포트 와인에서 느껴지는 잘 익은 과일 맛과 살짝 스파이시한 여운, 풀 바디한 무게감이 훌륭한 균형을 이루어 따뜻하고 부드러운 여운을 남긴다. 잔에 오래 두고 마시면 황설탕처럼 감미로움과 쌉쌀한 다크 초콜릿, 우아한 향이 다채롭게 어우러지는 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테세롱 꼬냑 로얄 블렌드 (Tesseron Cognac Royal Blend)

테세롱 꼬냑 로얄 블렌드 Tesseron Cognac Royal Blend

테세롱은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유일하게 100점 만점을 준 꼬냑 하우스로 유명합니다. 4대 째 대를 이어 X.O.급 이상만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로얄 블렌드는 테세롱 가문에서 보유하고 있는 오래된 그랑 샹파뉴 원액을 특별히 골라 극소량으로 만드는 최상급 꼬냑인데요. 꼬냑 최고의 떼루아로 꼽히는 그랑 샹파뉴 특유의 우아한 꽃 향기가 특징입니다.

리무쟁 지역의 새 오크배럴에서 2달 숙성한 후 가장 값비싼 꼬냑 숙성에만 사용하는 티에르송 오크에서 수년 간 숙성하고, 완성된 꼬냑은 프랑스의 유명한 유리공예장인이 입으로 불어 만드는 주문제작 병에 담아 그 가치를 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