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 작가의 DSLR 여행기] UK 스코틀랜드 1편

2018/05/14

 

영국 안의 또다른 나라
스코틀랜드(Scotland)

빨강 파랑 녹색 체크무늬의 킬트 치마옷, 투박하지만 정감 있는 음색의 백파이프, 술의 왕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는 영국을 구성하는 연합왕국(잉글랜드ㆍ스코틀랜드ㆍ웨일스ㆍ북아일랜드)의 하나로, 그레이트브리튼섬의 북부 지방에 위치했다. 춥고 척박한 환경에서 잦은 외침에 맞서 싸워온 스코틀랜드의 강인한 역사. 하지만 그보다 인상적인 것은 여행을 통해 만난 이곳 사람들의 훈훈한 인정이다.

‘네시(Nessie)’의 미스터리를 품은 그 곳,
네스 호수(Loch Ness)

어릴 적 즐겨 읽던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에서 본 네스호수(Loch Ness) 이야기가 아직도 생각난다.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 지방의 네스호수에 사는 무시무시한 괴물 네시(Nessie)에 관한 내용이었다. 흐릿하지만 실제 네시를 찍었다는 증거사진도 함께 실려있었다. 어린 꼬마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에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올랐었다.어른이 된 지금 생각하니, 보도사진 관점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사진이긴 하지만.

직접 찾은 이곳의 인상은 참 평온했다. 이곳 사람들은 네스호수를 로흐 네스(Loch Ness)라고 부른다. 로흐는 호수라는 뜻이다. 네스호수는 영국에서 가장 큰 담수호로 길이는 무려 36km다.먼 옛날 빙하기 때는 이 대협곡이 빙하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그래서인지 언뜻 보기에는 바다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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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바로 옆,
지금은 폐허가 된 13세기 중세의 성(城)
어쿼트 성(Urquhart Castle)이
아련한 전설을 지키고 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스코틀랜드의 섬으로 향하다

스코틀랜드 주변에는 약 750개에 달하는 섬이 있다. 그중 서쪽 해안에 위치한 멀섬 (Isle of mull)과 아이오나섬(Isle of Iona)으로 향했다.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어촌마을 오반(Oban)을 거쳐야 한다.

언덕 위 맥케익 타워(McCaig’s Tower)에 가면 도시를 조망할 수 있다.
마치 로마의 콜로세움(Colosseum) 비슷한 이곳에 서면 오반만(Oban Bay)이 한눈에 들어온다.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멀섬으로 향한다. 오반에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의 이곳은
스코틀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멀섬을 거쳐 아이오나섬으로 향했다. 아이오나섬은 멀섬 바로 옆에 위치한 작은 섬인데, 페리를 타고 걸리는 시간은 단 10분. 스코틀랜드에서 최초로 기독교가 시작된 곳으로 유명하다.

스코틀랜드에 최초로 기독교를 전파한 성 콜룸바(St. Columba)가 세운 아이오나 수도원(Iona Abby)과 수녀원(Iona Nunnery)가 이곳에 있다. 역사가 깃든 옛 수녀원의 흔적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섬
스카이섬(Isle of Skye)으로 가는 길

스카이섬(Isle of Skye) 가는 길.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멋진 성 중 하나로 알려진 에일린 도난성(Eilean Donan Castle)을 만났다. 1220년에 바이킹을 막기 위해 세워졌다는 이 성은 수 많은 전투를 끝내고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으로 박제되었다.삼면이 물과 접해 얼핏 보면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 압권이다.

스코틀랜드 서북부에 위치한 스카이섬은 천혜의 절경 때문에 영국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섬이지만 지금은 육지에서 도로가 이어져 쉽게 갈 수 있다.

       

스카이섬의 중심이자 가장 큰 마을인 포트리(Portree)는 형형색색의 집이 아름다운 어촌마을이다. 마을의 앞 항구에는 많은 요트를 볼 수 있고, 보트투어도 즐길 수 있다.


내가 머문 숙소는 B&B로 Bed & Breakfast를 줄인 말이다. 우리의 민박집을 떠올리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한 숙박비는 물론이고, 영국 현지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생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B&B의 매력이다.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숙박 공유 플랫폼 Airbnb 역시 이 B&B처럼 손님에게 베드 (bed)와 아침식사(Breakfast)를 제공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역사가 새겨진 도시,
스털링(Stirling)

스털링 성(Stirling Castle)은 스코틀랜드에서 에든버러 성(Edinburgh Castle) 다음으로 거대한 성채다. 이곳은 스코틀랜드의 깊은 역사가 묻어있다. 영국의 첫 통합 왕국 시대를 열었던 스코틀랜드 왕가, 스튜어트 가(House of Stuart)의 궁전이자 수많은 전쟁을 치른 요새이기도 하다. 스코틀랜드 최고의 영웅으로 꼽히는 윌리엄 월리스(William Wallace) 장군이 스털링 다리 전투(Battle of Stirling Bridge)로 잉글랜드군을 대파한 곳도 이곳이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얼핏 보면 한 나라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다르다. 아직도 영국 정부와의 정치적인 이슈는 진행 중이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수많은 문제와 크고 작은 전쟁을 겪으며 오늘날의 영국을 만들어왔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생애를 건 영웅, 윌리엄 윌리스를 기념하기 위한 월리스 기념탑(Wallace Tower). 월리스 장군은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같은 존재다. 국가적인 영웅이자, 자유와 항쟁의 상징인 것이다. 13세기,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Edward I)가 스코틀랜드 전체를 집어삼키려 했을 때, 윌리스는 주도적으로 독립군을 조직해 잉글랜드에 맞서 싸웠다. 그는 크고 작은 전투에서 승리하며 독립의 물결을 일으켰지만, 잉글랜드군에 잡혀 참혹한 최후를 맞는다. 그의 죽음은 스코틀랜드인에게 자유의 가치를 보여주었고, 1314년 결국 독립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멜 깁슨(Mel Gibson)이 윌리엄 윌리스 역을 맡은 영화 브레이브 하트(Brave Heart, 1995)는 그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스코틀랜드 독립 전쟁 이야기를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