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연 팀장의 호텔 브랜드십] 공간이 문화가 되는 호텔의 뉴노멀

과거 인류는 팬데믹마다 큰 변혁을 마주했다. 그 역사와 결을 같이하는 것일까. 지금의 우리 삶 또한 큰 변화와 마주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새로운 노마드(Nomad)의 등장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일터의 개념에서 벗어나 원격근무 확대를 공표했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재택근무 근로자는 114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 동기간 대비 2.3배 상승한 수치다. 바야흐로 디지털 노마드*의 일상화다.
*디지털 노마드 : 디지털(digital)과 유목민(nomad)을 합성한 신조어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재택·이동 근무를 하는 사람들

디지털 노마드 족에 전통적인 공간 개념은 의미가 없다. 또한 해외여행 길이 쉽지 않음에 따라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찾는다. 작금의 변화와 함께 일과 삶 그리고 여행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많아질수록, 기존 삶의 방식이 달라질수록 공간은 마치 AI가 학습하듯 트랜스포머가 된다.

이는 호텔 업계에도 적용된다. 호텔은 이제 단순히 호텔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 때로는 일하는 사무실, 작품을 감상하는 미술관이 되며 지역의 사랑방, 쇼핑 공간으로도 기능한다. 사람들은 집과 직장의 경계가 흐려진 것처럼 집 같은 호텔, 작업실 같은 호텔을 기대한다. 또한, 창의적인 개인이 모여 협력하고 실험하는 코워킹 플레이스나 브랜드를 경험하는 컨셉 스토어로 호텔을 재창조하여 활용한다.

공간의 개념이 달라지는 것처럼 여행의 개념도 달라졌다. 슬로우 트래블러*가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맥락이다. 원격근무로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게 되고, 좀 더 깊이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세대가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는 어딘가에 머문다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삶의 속도에 지친 현대인들이 가치를 중시하며 소비하게 되는 트렌드도 이에 한몫한다. 이유야 어떻든 이러한 변화는 호텔의 ‘뉴노멀 시대’를 열고 있다.
*슬로우 트래블러(slow traveler): 한곳에 오래 있으면서 주변 환경과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을 선호하는 여행자

장기간 여행지에 머무르며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워케이션(Work와 Vacation의 합성어), 블레저(Business trip과 Leisure의 합성어), 스테이케이션(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이 일상인 인디펜던트 워커*의 등장은 호텔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사무기기 렌털,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한 문서 프린팅,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 가능한 미팅룸, 1인 고객의 편안한 공간 사용을 위한 배려 등도 이에 기반한 서비스다. 방콕, 마카오의 호텔에서는 사무를 도와주는 버틀러가 등장했고, 아이들을 위한 자율학습용 객실이나 사무실용 객실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와 그에 따른 고객 니즈를 세심하게 파고든 서비스지만, 단순히 이것만이 호텔을 지속 가능하게 하고, 고객의 선택을 받게 하는 것은 아니다. 부여되는 가치에 따라 호텔만의 문화가 만들어져야 비로소 고객과의 관계를 강력하게 형성할 수 있다.
*인디펜던트 워커(independent worker): 개인으로서 원하는 일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호텔은 사회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에 따라 아주 섬세히 움직이는 곳이다. 그렇기에 시대별, 나라별 차이를 떠나 호텔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신문물(新文物)을 선보이거나 경험을 제안하는 장소였다. 대한민국 호텔 역사를 대표하는 조선호텔은 국빈들을 모시기 위한 필요에서 시작해, 서구 문화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당시의 문화적 소양가들, 소위 트렌드세터들의 아지트이자 살롱이기도 했던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 변혁의 시기를 거치면서도 조선호텔이 굳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가는 전문성에 있다. 단지 숙박 기능에만 충실했다면 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조선호텔은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선보인 호텔 브랜드 하나 하나에 그 브랜드만의 특별한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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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호텔 조선 팰리스는 조선호텔이 가진 최초의 의미들을 기록하고자 선보인 브랜드다. 고객의 섬세한 취향과 감성을 담아낸 동시대 상류 문화의 장이었던 조선호텔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했다. 명망 있는 사람들이 모이던 조선호텔과 같이 최상의 고메 컬렉션과 국내외 컨템포러리 아트 400여점을 호텔 곳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여 세련된 사교 공간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인테리어 소재나 디자인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여 선별한 콘텐츠를 담고 있어, 이를 경험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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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조선은 호텔의 본질을 탐구하고 세계적 수준의 호텔 경험을 제안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이 즐거움으로 가득 찬 하나의 여정이 될 수 있도록 공간과 서비스를 세심하게 설계했다. 그랜드 조선에서는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먹고 자고 쉬고 놀 수 있는 경험 요소를 구성했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며 그랜드조선을 ‘호캉스’를 대표하는 호텔로 자리 잡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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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케이프 호텔은 로비에 첫발을 딛는 순간부터 비일상의 공간으로 들어서게 한다. 강렬하고 유니크한 인상이다.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만들어진 호기심의 공간,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와 같이 새로운 시공간에서의 여정이 되어 감성을 충전하게 한다. 레스케이프는 런칭 초기, 국내 생소한 스타일로 정형화된 호텔과 비교되며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3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국내 부티크 호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레스케이프만의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팬층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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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는 고객과 지역민 모두의 삶에 에너지가 되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라이프스타일 호텔 공간을 표현하고자 중력(Gravity)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그래서 고객이 처음 접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부터 브랜드의 철학이 담기도록 했다. 끌어당김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만 공간 안에서 만큼은 자유롭고 여유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그래비티와 대비되는 부양(Levitation)을 컨셉으로 잡았다. 위아래를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과 로비 정면에 설치된 디지털 월에서의 그래픽, 호텔 곳곳에 보이는 메시지들은 모던하고 매력적인 경험을 갖게 한다. 로비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라운지앤바인 제로비티는 이름에서부터 호텔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그래비티는 공간 자체만으로도 그래비티의 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사실 호텔의 이름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세심하게 준비된 서비스와 촘촘하게 설계된 경험에 대한 고객 반응이 곧 호텔이 되고, 그 호텔만의 문화가 된다. 고객이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브랜드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담은 콘텐츠를 경험하며 공감하고, 나아가 지속해서 소비하고 싶게 하는 것. 때문에 호텔 브랜드의 핵심역량은 결국 ‘문화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호텔 산업이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으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굳건하게 버틸 수 있던 이유는 호텔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진화했기 때문이다. 호텔은 이제 하나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한다. 더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하며, 호텔이 선보이는 콘텐츠는 하나의 사회 트렌드를 대표하기도 한다. 이는 호텔 소비층이 오히려 확대되었음을 대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호텔은 계속해서 진화 중이다. 전통적인 대면 중심 서비스에서 탈피, 보다 개인화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 또한 앞으로 변화할 새로운 호텔 문화를 기대하게 한다.

호텔의 뉴노멀 시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호텔은 시대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오히려 그 영토를 확장할 것이다. 필립 코틀러 교수*도 말하지 않았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경제 전환기의 도래에도 오프라인 브랜드 경험은 여전히 강력한 요소가 된다고.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https://en.wikipedia.org/wiki/Philip_Kot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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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연 조선호텔앤리조트 브랜드전략팀 팀장
공간이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브랜드가 되는 호스피탈리티 세상
온오프라인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