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팀장의 이커머스 AI 리포트] AI Transformation을 비즈니스에 적용하기까지

2022/06/30

안녕하세요, G마켓에서 AI Product팀을 리딩하고 있는 김선호라고 합니다.

저희 팀에서는 주로 G마켓/옥션에서의 개인화 경험을 위한 AI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칼럼에서는 이커머스에서 AI를 적용하기 위한 과정에서의 에피소드, 인사이트 등을 가능한 한 쉽게 풀어보려 합니다.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 리더, 중국 바이두(Baidu) 부사장 겸 수석과학자 출신의 앤드류 응(Anderw Ng) 스탠퍼드대 교수는 AI 사대천왕* 중 하나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들 대부분이 학계나 산업계에서 AI 연구에 몰두하고 있지만 앤드류 응 교수의 행보는 독특합니다. 바로 AI 기술의 교육과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코세라(Coursera)를 창업했고 직접 머신러닝 강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또, 2017년 바이두를 사임한 이후에는 딥러닝 교육 전문 플랫폼인 Deeplearning.AI, AI 기술 제공기업인 Landing AI를 연달아 창업하여 AI 교육과 기술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
* 얀 르쿤 뉴욕대 교수, 요수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

Deeplearning.AI 에서 제공하는 AI 소개 강의 “AI for Everyone”

앤드류 응 교수의 행보는 교육의 목적보다 기업이 AI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를 변혁시키는 데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AI 마인드’라는 책에서 밝힌 앤드류 응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나 있습니다. AI로 인한 일자리의 변화, 더 나아가 부의 편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등에 대한 인식에서 앤드류 응의 시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AI Transformation이 어려운 이유

AI Transformation을 논하기에 앞서, ‘AI’는 광범위하고 모호한 기술 용어임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또한 많은 분에게 AI는 내 일자리를 빼앗는 두려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 두려움은 단지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만 오는 게 아닙니다. 당장의 현실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기업은 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를 추진 중인데요. ‘업무 효율화’란 표현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효율화된 만큼 사람의 역할이 AI로 대체된다는 의미도 숨어있습니다. 이런 우려로 AI 기술도입에 소극적이거나 비협조적인 기업의 사례도 듣게 됩니다.

설령 거부감이 적더라도 AI기술은 현실적으로 많은 비용투자를 요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AI 기술이 투자 대비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실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데 조직적인 공감대를 갖기란 녹록지 않습니다. AI 기술은 수차례 실패를 거친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지 성공 여부조차도 미지수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추진과정에서부터 많은 허들을 넘어야 합니다.

앤드류 응 교수도 AI Transformation의 어려움을 기술도입상의 난이도보다 ‘조직 내 공감대 문제’로 꼽습니다. 그가 AI Transformation Playbook에서 밝힌 일화에 의하면, 대표적인 AI 기업인 구글조차도 초기 딥러닝 기술 도입 당시 내부적으로 상당한 회의론이 있었다고 할 정도죠. 이에 앤드류 응은 해결책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AI Transformation의 추진력을 얻으라고 권장합니다. 즉, 난도가 너무 높은 프로젝트보다는 비즈니스 목표 정의와 명확한 성과 측정이 가능한 프로젝트의 성공이 조직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이죠.

        

G마켓의 AI Transformation 여정

G마켓은 AI 전담 조직이 원활히 운영되고 전사 전략에도 AI가 깊숙이 자리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성장하기까지의 길이 녹록지는 않았습니다.

그간 AI 조직이 구축한 환경과 기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장 먼저, 당연하게도 데이터 인프라의 구축부터 시작했습니다. 혹자는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활용 가치가 없다면 소용없으므로, 무작정 데이터부터 수집하기보다 전략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긴 하나, 데이터의 활용 가치’는 데이터를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 활용방안이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초기에 활용전략을 세웠다고 치더라도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 양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커머스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초기 인프라 구축과 엔지니어 채용 이후에도 데이터 가치(비즈니스 성과)를 발견하고 검증하기까지는 많은 인내와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앤드류 응 교수도 비슷한 지적을 합니다. 경영진들이 AI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첫 번째 단계로 여기지만,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한 부분적 성공 없이는 깊이 있는 AI 전략을 수립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AI 전략’은 AI를 기업의 핵심 경쟁 전략으로 수립함을 의미하지만, 전략보다도 경험이 선행해야 한다는 점은 위의 제 주장과 맥을 같이 합니다.

다시 데이터 인프라 구축 얘기로 돌아와 보죠. AI Transformation에서 데이터 전략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앤드류 응 교수는 이를 데이터 중심 AI (Data-centric AI)라는 표현으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AI 모델보다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고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데이터가 가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 수집 초기 단계부터 AI 팀이 관여할 것도 권면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데이터 수집 초기 단계’에 AI 팀이나 관련 전문가를 확보한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과연 ‘데이터 수집 초기 단계’의 기업에서 AI 전문가 채용이 수월할까요?

G마켓의 경우 이러한 어려움을 대규모의 데이터 인프라 구축 투자로 시작하여, 데이터/AI 전문가의 적극적인 영입으로 극복했습니다. 또한 앤드류 응 교수가 언급한 것과 유사하게 타겟 마케팅을 위한 AI 기술 도입 실험 등의 성공사례를 축적하였는데요. 이는 점차 유관 조직들의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졌고 이 밑바탕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로 이어졌습니다. 현재는 더 고도화된 모델 개발과 경쟁력 확보에 힘쓰는 궤도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제는 G마켓을 넘어서 그룹사를 아우르는 AI Transformation에도 기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도 한데요, 구체적인 에피소드들은 다음 기회에 조금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AI 기술이 만들어낼 변화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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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지마켓 AI Product팀 팀장
AI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