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R&D 담당의 리테일 Tech-Knowledge]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무인매장의 비밀 (1)편

        

오프라인 매장이 다 망할 거라고? 

인터넷의 발달로 이커머스 기반의 쇼핑 플랫폼이 등장하고 확대되던 시기, 리테일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많은 이들이 앞으로 리테일 시장은 온라인 쇼핑몰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대체해나갈 것이고, 많은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을 것이라 전망했다. 게다가 유례없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은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했다. 코로나 감염 우려와 셧다운 등으로 고객은 불가피하게 쇼핑 패턴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했고,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이커머스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은 급성장했다. 투자은행 UBS가 오는 26년까지 미국 전역의 오프라인 매장 중 9%에 달하는 8만여 개가 영구 폐업해 사라질 것이라 발표했을 만큼, 이커머스의 성장과 코로나19는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Retail Apocalypse)을 명백한 현실로 만드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엔데믹 후, 고객은 온라인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쇼핑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 고객이 리테일 시장에 원하는 것은 단순 구매를 넘어선 쇼핑 경험이며, 경험과 체험의 가치는 오프라인 공간이 갖는 독보적인 강점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은 브랜드 자체를 오감으로 온전히 느끼며 몰입도 높은 탐색 경험을 할 수 있고, 쇼핑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테크 등과 연계된 새로운 쇼핑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는 현실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다 망한다는 종말설에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똑똑한 오프라인 매장들은 그 공간만이 가진 기능과 특수성에 집중해 진화하는 중이다.

        

무인매장, 오프라인 공간의 고객 경험을 완성하다 

현재 빠르게 변하는 리테일 환경에서 필자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이 가진 고유의 기능에 테크(tech)가 더해졌을 때의 가치다. 이번 칼럼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중 고객 경험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인 무인매장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무인매장의 용어부터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 무인매장은 구축, 운영 형태에 따라 1) 최소한의 CCTV와 계산대를 보유한 ‘양심 가게’ 2)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 3) AI 기술 기반 자동결제 기술을 적용한 ‘완전 스마트 매장’ 총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출처: 신세계아이앤씨 유튜브

앞으로 이야기할 무인매장은 ‘완전 스마트 매장’형으로 상품을 고른 뒤, 별도의 과정 없이 구매할 상품을 들고 매장을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기술이 적용된 매장을 의미한다. 고객 프로세스는 매우 간단하지만, 기술 관점에서 보면 AI 비전(Vision), 센서 퓨전(Sensor Fusion), 음성 어시스턴트(Voice Assistant)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의 집합체다. 글로벌 시장에서조차 해당 기술을 단순 보여주기식이 아닌 시장 상용화 관점에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만큼, 기술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각 기술들의 디테일과 구현 방법은 기업별로 차이가 있지만, AI 비전의 기능 관점에서 1) 고객 동선 추적, 2) 고객 행동 인식, 3) 상품 인식 이 3가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보다 완벽한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카메라 이외에 라이다(LiDAR)와 로드셀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기반으로 정밀하게 이동 객체를 인식하는 기술로, 고성능 자율주행 시스템, 로봇 공학 등에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으로도 무인매장의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라이다는 보안 측면에서 무인매장에서 수집되는 고객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비식별 처리해 안전하게 활용하는 핵심 기술로, 기술 구현을 넘어 완벽한 고객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면 꼭 필요한 기술 요소다.

기술 상용화 관점에서 매장 운영을 위한 백오피스(back office) 시스템의 구현도 필요하다. 매장 관리자가 언제 어디서든 PC, 모바일, 태블릿 등 일반 IT 기기로 매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스파로스 원뷰(Spharos OneView)’는 이를 지원한다. 해당 플랫폼은 AI 비전 기반 상품 인식을 통해 재고, 결품 등을 관리하며 방문 고객 수, 매출 등 매장 현황을 체크한다. 또한 지능형 IoT 센서가 감지하는 온도, 습도, 화재 상황 등의 모든 정보를 지능형으로 관리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원격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 밖에도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기만 해도 AI가 스스로 상품 정보를 취득하는 자동 학습 기술도 추가로 개발해 도입했다.

2017년 시애틀에 아마존고(Amazon Go)가 처음 문을 연 이후,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무인매장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비즈니스에 접목하고 있다. 기업들은 왜 이 기술에 집중할까?

무인매장을 고객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얼마 전, 다양한 할인 이벤트로 큰 화제를 모았던 신세계그룹의 ‘쓱세일’의 경우에도 많은 고객이 계산대 앞에서 1시간 이상 줄을 섰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리테일 산업이 발전하고 인류에게 상점(Store)이라는 개념이 생긴 이후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던 고객 경험은, 모든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계산대 앞에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제 수단이 다양해지고, 적립, 할인 등 옵션 사항이 증가하며 고객은 더 오랜 시간 계산대 앞에 머물게 됐다. 무인매장 기술은 오랜 시간 당연하게 반복됐던 고객 불편을 혁신하고, 고객의 구매 여정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큰 가치를 준다.

이와 함께 무인매장 기술의 부가적인 가치는 ‘데이터’에 있다. 고객의 구매 여정 곳곳이 데이터로 기록되는 온라인 공간에 비해,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고객과 상품을 실시간 트래킹(tracking)하고 분석하는 무인매장 기술은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의 한계를 깨부순다.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고객과 상품을 추적하며 데이터화가 가능해지고, 매출 데이터, 발주 데이터 등 매장 내 각종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 아울러 고객 데이터를 세분화(Segmentation)해 마케팅, MD 관점의 초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공간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조하게 될 것이다.

(1)편에서는 무인매장이 무엇인지, 기본 개념을 짚어보았다. (2)편에서는 신세계아이앤씨가 직접 무인매장을 운영하고 부딪힌 결과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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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신세계 I&C R&D 담당 상무
Tech하는 사람의 눈으로 Retail을 들여다보며
Retail Tech의 신세계를 빚어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