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DT센터장의 리테일 Tech-Knowledge] NRF 2023에서 확인한 리테일테크 현주소

매년 1월 미국 뉴욕에서는 전 세계 주요 리테일러가 한자리에 모여, 올 한해 리테일 산업을 전망하는 ‘NRF: Retail’s Big Show(이하 NRF)’가 열린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참여 기업의 제품과 미래 비전을 통해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전망하는 행사라면, NRF는 리테일에 집중해 리테일러와 고객 관점에서 기술을 포함한 산업 전반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행사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진행된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열린 NRF에서는 작년보다 많은 3만 5천여 명의 리테일러가 모였고, 부스 구성도 더욱 다채로웠다. 이번 NRF 2023을 관통하는 주제는 ‘Breakthroughs Begins Here’.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다양한 세션, 기술, 네트워킹 기회를 통해 리테일 산업의 경기 침체를 돌파하자는 의미였을 것이다.

엔데믹과 경기침체로 대변되는 불확실성의 시대, 기술은 리테일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NRF 2023을 통해 본 올 한 해 리테일테크 트렌드를 네 가지로 정리해봤다.

        

# Trend 1.
밸류체인 전반에 리테일테크 활용 강화

올해 리테일 기업들은 고객 경험 향상에서 한발 더 나아가, 리테일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에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NRF 2023에서는 재고 회전율을 최적화시키고, 상품 손실(Loss) 비율을 줄이고, 물류 및 배송 등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등 각 요소별 리테일테크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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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L(Electronic Shelf Label)*은 이제 더 이상 상품 가격을 안내하는 용도로만 활용되지 않는다. ESL에 부착된 다양한 색의 LED를 통해 제품의 카테고리를 시각적으로 표시하고, 이를 통해 물류 과정의 피킹(Picking)* 오류를 줄이거나 고객의 제품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SL(Electronic Shelf Label): 전자가격표시기. 매장 상품 진열대에서 무선 통신망을 통해 상품별로 가격, 원산지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전자종이(e-paper) 단말.
*피킹(Picking): 주문 물품을 보관 장소에서 찾아내 주문별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

스마트 기기의 카메라는 기능이 고도화되고 보편화되면서, 기존 광학 기반의 바코드 리더기를 대체할 수 있게 됐다. AI 비전(AI Vision)* 기술은 보다 다양한 환경과 각도, 먼 거리에서 여러 개의 바코드를 고속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이를 BYOD(Bring Your Own Device)* 기반으로 제공해 물류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AI 비전(AI Vision): 사람이 눈으로 보고 뇌에서 판단하는 것을 카메라와 영상인식 알고리즘이 대체한 시스템.
*BYOD(Bring Your Own Device): 개인 소유의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같은 단말기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

신세계아이앤씨가 글로벌 전자부품 기업 솔루엠과 손잡고 AI 기술 기반 ‘매장관리 플랫폼’ 기술을 유럽시장에 선보인다.

신세계아이앤씨에서도 글로벌 전자부품 기업 ‘솔루엠’과 협업해 AI 비전 기반 매장 관리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매대 부착형으로 설계된 저가의 소형 카메라는 매장 진열대의 상품을 분석해 상품의 결품 및 오진열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나아가 재고율, 판매율 등을 데이터화해 매장 관리를 위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후 판매 데이터와 결합해 최대 매출을 낼 수 있는 상품의 구성, 배치, 자동 발주 등 AI 추천 서비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 Trend 2.
결제 경험은 더욱 빠르고 편하게

결제는 모든 리테일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세스이자, 고객 경험의 키(Key)이다. 매년 NRF에서는 결제 프로세스를 단축해 보다 빠른 결제 경험을 구현하거나, 결제 수단과 방식을 다양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들이 지속적으로 관심 받고 있다.

올해도 걸어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무인매장, 카트 안에서 결제까지 가능한 스마트카트, 다양한 크기와 기능의 SCO(Self Check-Out, 셀프계산대)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제품들이 보이는 뚜렷한 특징은 고객에게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들이 엿보였다는 것이다.

아마존(Amazon)의 스마트카트 ‘대쉬카트(Dash Cart)’는 고객 경험과 비용 절감을 위해 카메라 기반의 상품 인식보다는 바코드 기반의 상품 인식을 채택했다. 또한, 대부분의 무인 매장 기술에서 입장을 간편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손바닥의 바이오 정보를 활용한 결제 기술인 ‘아마존원(Amazon One)’을 무인매장에 적용해, 기존에 앱(App)을 실행시켜 입장하던 절차를 없앴다. 손바닥 인식만으로 ‘입장-쇼핑-결제’의 고객 여정을 간소화함으로써 무인매장 환경의 고객 경험을 제고했다.

이 밖에도 도난 등 매장 내 손실 방지(Loss Prevention)에 대한 주요 리테일러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관련 분야의 기술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SCO에 대한 치팅(Cheating)이 늘어나면서, 비전 기술 기반의 치팅 검출 기능이 SCO에 적용되는 추세라고 한다. 신세계아이앤씨 역시 매장 내 손실 방지를 지원하는 SCO에 대한 연구 개발에 착수해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 Trend 3.
빅테크 기업의 리테일테크 생태계 구축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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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NRF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부스를 구성해 리테일 산업과 연계된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구글, AWS(아마존웹서비스), MS(마이크로소프트), SAP 등 기존 클라우드 또는 ERP 등 플랫폼 사업 중심의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소위 빅블러(Big Blur)* 트렌드의 확산으로 산업 간의 경계가 희미해진 만큼, 이 같은 빅테크 기업의 참여가 특별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필자가 유의미하게 본 트렌드는 빅테크 기업이 리테일테크의 원론적인 방향성만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리테일 밸류체인의 각 영역별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요소 기술의 도입을 통해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디자인하고, △플랫폼 기업의 강점인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리테일 기업이 즉시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제시하면서 새로운 리테일테크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빅블러(Big Blur):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 Trend 4.
ESG 관점으로 확산하는 리테일테크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 대면하는 리테일 기업에게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윤리적 공급망, 인권 등과 같은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문제를 직면하고 이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NRF 2023에서도 다양성과 평등의 문제에 대해 메이시스(Macy’s)와 타겟(Target)의 CEO 제프 제네트가 키노트 세션을 가지기도 했다.

리테일테크는 고객 경험, 업무 효율화를 넘어 ESG 관점으로도 확장 중이다. 친환경 기술 인프라를 채택하거나,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으로 낭비를 줄이고, 배송 차량 효율성을 극대화해 탄소 배출량을 감소하는 등 기술과 ESG의 연계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투명성과 책임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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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신세계 I&C DT센터장
Tech하는 사람의 눈으로 Retail을 들여다보며
Retail Tech의 신세계를 빚어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