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소싱한 브랜드, 이마트 아닌 백화점에서 판다

2020/06/14

이마트가 해외에서 들여온 브랜드가 이마트가 아닌 백화점에서 판매된다. 이마트는 영국과 독일의 프리미엄 테이블웨어 브랜드 ‘로얄우스터(Royal Worcester)’와 ‘타쎈(Tassen)’을 들여와, 오는 21일(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 리빙관에 39.7㎡(12평) 규모의 팝업스토어를 열고 총 60종의 상품을 선보인다.

이번에 선보이는 ‘로얄우스터’는 영국 ‘포트메리온 그룹’이 자랑하는 6대 브랜드 중 하나로, 269년의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 도자기다. 1751년 영국의 워스터셔 지역에서 시작해 1788년에는 ‘왕실조달 허가증(Royal Warrant)’을 부여 받았을 정도로 그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영국 유명 디자이너 한나 데일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워렌데일’ 라인의 머그 8종을 각 3만 2천 원에 판매하며, 로얄우스터 디자인 보관소에 보존돼 있던 과거의 패턴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탄생한 한국 단독 론칭 콜렉션 ‘모나크’ 파스타볼(대)을 5만 8천 원에 선보인다.
‘타쎈’은 독일의 유명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피프티에잇 프로덕츠(FIFTYEIGHT PRODUCTS)’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머그, 찻잔, 보울 등으로 표현해 탄생한 브랜드이다. 2009년경 정식으로 론칭해 단기간에 명성을 얻은 이례적인 브랜드로 식기를 소장 가치가 있는 ‘굿즈’ 로 승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제품에 새겨진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얼굴 표정이 특징으로, 독일만의 모방할 수 없는 정교한 제작방식을 바탕으로 고운 빛깔과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대표 상품으로 머그 3종을 각 4만 5천 원에 마련했다.
■ 해외에서 브랜드 들여와 외부 채널에 공급하는 이마트

이마트가 이처럼 해외에서 브랜드를 들여와 이마트가 아닌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판매에 나서는 것은 자체적인 소싱 역량이 강화되며 이마트가 해외 브랜드의 국내 공식 수입원 및 판매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상품의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판매처를 선정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조기 안착시키기 위해서이다.

이마트는 유럽 프리미엄 분유 ‘압타밀(Aptamil)’을 국내에 들여오며 브랜드소싱의 첫 발을 내디뎠다. 압타밀은 ‘강남분유’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뛰어난 분유 브랜드로, 이마트의 국내 론칭 이전까지만 해도 해외직구를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2017년 이마트가 공식 수입하며 대중화에 나섰고, 소비자들의 호응 속에 첫 해에만 1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는 판매처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외부 채널로 확대되며 2019년 18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 2018년 브랜드소싱팀을 신설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는 높지만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개별 브랜드의 판매권 확보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2018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가습기로 알려진 생활가전 브랜드 ‘크레인(Crane)’을, 2019년엔 강남필통으로 유명세를 탄 호주 문구 브랜드 ‘스미글(Smiggle)’을 들여왔다. 스미글의 경우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온라인에도 상품을 공급 중이다.

이어 프리미엄 테이블웨어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약 10개월간 공을 들인 끝에 지난해 로얄우스터, 타쎈에 대한 판매 계약을 맺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브랜드 영업활동에 돌입하게 됐으며, 프리미엄 테이블웨어에 걸맞은 포지셔닝을 위해 백화점을 메인 론칭 채널로 선정해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꾸준히 브랜드소싱 역량을 강화해온 결과, 올해 이마트의 브랜드소싱 매출은 전년 대비 8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당초 6명으로 시작한 브랜드소싱 팀원 수는 현재 16명까지 늘어났고, 소싱해온 브랜드를 다양한 국내 채널에 공급하기 위한 별도 국내영업파트도 추가됐다.

이선근 이마트 해외소싱담당은 “2019년 이마트의 브랜드식기 매출이 전년 대비 4.9%증가하는 등,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프리미엄 테이블웨어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처럼 해외 유명 브랜드 제안에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도 온, 오프라인 채널의 경계를 넘어, 독자적인 상품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유수의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