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탐험일지] Mㅓ든지 Zㅓ질러 보는 MZ세대!

2022/05/30

‘MZ세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임.

 

포털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MZ세대의 정의다.

최근 기업들은 MZ세대에게 주목한다. MZ세대로 조직을 구성하고 그들의 감성을 마케팅, 상품개발, 조직 운영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다.
이마트24도 지난해부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고객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2021년에 발표한 슬로건 ‘딜리셔스 아이디어’*였다. 이마트24는 해당 슬로건을 현실화하기 위해 직무를 불문하고 자기 생각과 역량을 맘껏 발휘하고 싶은 10여명의 MZ세대들을 모았다. 이렇게 ‘딜리셔스 탐험대’ (이하 딜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로써, 젊은 고객들의 눈과 귀, 손과 발, 심지어 뇌까지 사로잡겠다는 게 이 탐험대의 포부다.

* 1. ‘아주 맛있는’, 2. ‘아주 기분 좋은’이라는 딜리셔스(delicious)의 사전적 의미를 기반으로 한 ‘딜리셔스 아이디어’는, ‘맛있고 기분 좋은 경험’이 가득한 ‘이마트24’를 통해 고객이 이마트24를 찾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목표가 담긴 슬로건이다.

첫 모임이 있던 날 딜탐 대원(탐험대인만큼 우리들은 서로를 대원이라 부른다)들은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대두된 논쟁은 “그래서 MZ세대가 뭔데?” 였다.

우리는 격한 논의 끝에. MZ세대를 ‘Mㅓ든지 Zㅓ질러 볼 수 있는 세대’로 재정의했다. 단순히 나이라는 특성으로 구분 짓는 기존의 정의를 거부한 셈이다. 우리는 스스로 뭐든 저질러도 되는 권한을 부여했고, 이마트24 대표님과 임직원분들은 감사하게도 우리들의 정의를 흔쾌히(?) 승낙했다.

이제 이마트24 딜탐은 거칠 것이 없어졌다. 뭐든 저지를 수 있는 MZ세대로만 구성된 만큼, 본격적으로 사고를 쳐 보기로 마음먹었다.

         
딜탐의 정체성을 정하다

우선 딜탐이 ‘저지를 대상’과 ‘미션’이 필요했다. 이것이 우리 스스로 내린 첫 번째 과제였다. 본격적인 탐험을 시작하기 전에, 딜탐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우리가 탐험할 미지의 세계를 정하는 것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이렇게 탐험 준비(우리는 미팅을 탐험 준비라 부르기로 했다)만 하다 끝나는 게 아닐까 싶을 때쯤, 우리는 비로소 ‘딜탐’이라는 명칭과 로고, 캐릭터와 미션을 결정했다.

딜탐은 고객의 입장에서 20~30대 니즈를 반영하고, 트렌디한 먹거리와 문화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선 국내 다양한 지역의 맛과 멋과 문화를 경험하고, 가감 없이 우리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야 했다. 우리는 스스로 관련 팀과 협의를 진행해 상품 출시와 마케팅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정했다.

딜탐의 로고와 캐릭터는 디자인에 일가견 있는 딜탐 대원이 맡았다. 로고와 함께 대원 중 한 명을 모티브로 캐릭터를 만들며 딜탐의 정체성을 확정했다. 이렇게 한 줄로 축약하기엔 너무 아쉬울 만큼 과정이 생각보다 심오하고 힘들고 격정적이었으나, 새로운 ‘재미의 의미’를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모든 것을 우리가 정하고, 권한도 우리가 부여하고, 결과에 대한 평가까지 우리가 할 수 있도록 소위 ‘판’을 깔아준 이마트24의 도전 정신에 감사한다. 탐험대의 일원으로서, 나아가 이마트24 직원으로서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탐험
준비는 철저하게, 실행은 재미있게, 결과는 냉철하게

이제 본격적으로 탐험 장소를 물색할 차례다. 지난 정체성 확립 단계에서 10여 명의 생각을 하나의 ‘지향점’으로 만드는 어려움을 겪은 우리는 겁부터 났다. ‘과연 올해 안에 탐험 장소를 정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밀려왔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첫 탐험 장소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결정됐다.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지금 생각하니 그것도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것이 기회가 됐다. 스트레스를 참지 못한 한 대원이 외친 “스트레스 받으니 매운맛이 땡긴다”던 한마디가 첫 탐험 콘셉트가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매혹적인 악마의 매운맛’, 일명 ‘매악매’다.

딜리셔스 탐험대의 첫 결과물 ‘매악매’ 상품 3종

당시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제법 높았다. 뒤풀이 때 속마음을 들어보니 당시 대원들 모두가 마스크 속 서로의 표정을 읽기 어려운 상태에서 논쟁을 벌이다 보니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호소했다.

매운맛 콘셉트에 모두 동의한 대원들은 상품 출시 가능성을 검토했다. 철저한 조사는 물론이고 매운맛으로 유명한 음식점을 방문하며 [맛있게 / 죽을 만큼 / 진짜 못 먹을] 매운맛을 모두 경험했다.

딜탐 대원들의 ‘악마의 매운맛’ 탐사과정

과정은 쉽지 않았다. 초기에 대원들은 매운 음식을 남기는 맵찔이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수련 끝에 맵부심 내공은 축적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대부분 대원들은 매움의 끝을 보려는 수준으로 단숨에 도달했다. 왜 사람들이 매운 것을 찾아다니는지 결국 혀로 공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조사 및 실제 체험 과정만 세세하게 기록해도 한 편이 나올 정도로 나름 힘든 조사였다. 하지만 글이 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 PASS!

대원들은 서울/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다양한 매운맛을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팀과 상품개발에 착수했다.
딜탐 내부에서조차 과하게 매운 상품은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으니, 실제 상품 출시를 책임지는 팀은 오죽했겠는가?

시도 자체가 혁신이라는 생각으로 설득에 설득을 지속했다. 결국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을 마니아만을 위한 매운맛의 ‘오버 스펙’이라는 차별화로 승화했고, 결국 상품 출시까지 진행하였다.

임팩트가 중요한 프로젝트 상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분기만 판매하는 한정판 상품으로 출시하기로 협의했다. 결국 매혹적인 악마의 매운맛 콘셉트로 ‘매워 죽까쓰 샌드위치’, ‘불타는 버건디 햄버거’, ‘눈물찔끔 삼각김밥’, ‘맵사분면 매운맛 좌표 테스트’ 등 4종을 출시하기까지 이른다.

당시 선보였던 매악매 상품은 단언컨대 전 세계 편의점에서 가장 매운 FRESH FOOD(라면 같은 건 있을 수도 있으니 FF로 한정한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솔직하게 전 세계 모든 편의점을 다 다녀 보지 않아서 팩트체크는 힘들다.

솔직히 말하면 매악매 상품은 일반인이 먹기에 부적절(?)한 맵기 강도를 지녔다. 진짜 마니아만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상품이 출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 주신 FRESH FOOD팀과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편의점 상품의 틀을 깨는
실험적인 상품

당시 보도자료를 살짝 인용하자면 매악매는 대중적인 맛을 고려하는 편의점의 틀을 깼다. 가히 실험적인 상품임은 틀림없다.

그동안 편의점 업계는 특정 고객층만의 니즈를 반영할 경우 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래서 고객을 세분화하기보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상품을 선보였다. 실제로도 대중성을 내세워 고객의 입맛을 충족시키는 상품이 성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매악매 상품은 기존 편의점 FF의 성공 공식과는 상반된다. 즉, 모두가 아닌 젊은 고객층중에서도 매운맛 마니아들을 위한 상품이다. 매콤함이란 단어는 이 맛을 담지 못한다. 입 안이 얼얼한 진짜 매운맛이 매악매다.

사실, 딜탐이 매악매 상품을 출시하면서 대원 중 몽상가는 어마어마한 공전의 히트를 칠 수도 있다고 꿈을 꿨고, 현실주의자는 폭망해서 딜탐이 해체되는 악몽을 꿨다.

결과적으로 매악매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상품임에도 예상보다 높은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 10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처음 한 분기만 판매하려고 했던 게 높은 판매고 덕에 한 분기를 더 판매했다. 하지만 질질 끌면 실험적 한정판 상품의 희소성이 떨어질 수 있는 법. 매악매는 그렇게 박수 칠 때 떠나게 되었다.

매악매는 주위의 도움이 컸던 프로젝트였다. 무엇보다 FF팀은 딜탐 대원들의 의견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관성을 깨고 도전의 가치를 받아들인 관련 파트너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매악매 외에도 이프레쏘 커피 알리자고 모였다가 디저트 출시한 사연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지만 오늘은 여기에서 줄인다. 마지막은 유일한 非 MZ세대인 탐험대장의 멘트로 마무리한다.

“기업인만큼 상품 판매를 통한 매출도 중요하지만, 시도 자체가 더 큰 의미를 지닐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도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 많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틀에 갇히지 않은 MZ세대의 생각을 여과 없이 담아내려고 최선을 다한 결과물들을 지속 선보이고 싶다”

 

딜리셔스 탐험대
이마트24가 딜리셔스한 생각으로 가득하도록!
일단 저지르고 보는 MZ세대들의
딜리셔스한 탐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