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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27

경회루를 찍고 아미산을 지나 그저 물 흐르듯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되는 또 하나의 보물이 바로 자경전(慈慶殿) 꽃담입니다. 자경전은 고종의 즉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헌종의 어머니 신정왕후 조대비에게 보답하기 위해 경복궁 중건 당시인 1888년에 흥선대원군이 지어준 건물이라고 하지요. 대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의미로 자경전 바깥의 서쪽 담장에 갖가지 꽃을 그려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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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24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커다란 고목. 그리고 그 아래 두 여인이 있습니다. 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서민적 정경을 화폭에 새긴 주인공은 한국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박수근 화백입니다. 이 그림은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의 출세작 <나목>의 소재가 됐을 뿐 아니라 실제로 책의 표지로도 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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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6/15

화가의 그림 속에서 달을 닮은 달항아리는 주연으로, 조연으로, 엑스트라로 소품으로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수화 김환기(1913∼1974)의 그림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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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5/12

조선 성리학의 완성자로 불리는 율곡 이이의 어머니. 조선시대 여성으로는 드물게 뛰어난 그림들을 남긴 화가. 사임당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사임당의 그림을 모은 전시회가 열리고,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사임당에 관한 책 두 권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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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2/06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닭 띠의 해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영 편치가 않네요. 닭들의 모진 수난 때문이지요. 조류 인플루엔자라는 몹쓸 바이러스에 수많은 닭이 차디찬 땅속에 묻혔습니다. 나란히 생명을 가진 존재로서 닭에게 정말 큰 빚을 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참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살아왔는데 말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닭은 우리 인간에게 퍽 중요한 식량 공급원입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닭은 대단히 신성하고 상서로운 존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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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1/11

이름 로만 킴(Roman Kim). 올해 나이 스물여섯.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고 국적은 러시아. 국내에서 몇 차례 공연. 2015년 10월 KBS 열린음악회 출연. 별명은 ‘21세기의 파가니니.’ 인물검색에도 안 나오는 무명의 바이올리니스트. 이게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런데 왜 주목하느냐고요? 놀랍도록 비범한 연주 실력 때문이지요. 보고도 믿지 않는 신들린 연주 때문입니다. 많은 이를 충격에 빠뜨린 바로 그 연주, 함께 감상해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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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2/12

지금 제가 손에 쥐고 있는 한 장의 음반. 바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6번 ‘비창’입니다. 이 기념비적인 명곡을 처음 접한 건 고등학교 때였어요. 클래식 음악은 잘 몰랐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여전히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인 제게 지금까지도 ‘비창’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명곡으로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그때 그 사춘기 소년은 이제 40대 아저씨가 됐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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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1/22

독서의 역사를 돌아보면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여성적인 삶의 형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불과 30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책 읽는 여성들이 그림 속으로 들어온 것도 18세기부터의 일이랍니다. 오랜 세월 동안 책과 독서는 전적으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